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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 ‘교토 의정서’ 채택

by 낮달2018 2023.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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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 ‘오늘’] 1997년 12월 11일,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 교토 의정서’ 채택

▲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 교토 의정서는 1997년 교토에서 채택되었고 2005년에 발효되었다.

1997년 12월 11일, 일본 교토(京都) 시내 국립교토국제회관에서 개최된 ‘지구 온난화 방지 교토 회의(COP3) 제3차 당사국 총회’에서 ‘교토 의정서(議定書)’가 채택되었다. 정식 명칭은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 교토 의정서’(Kyoto Protocol to the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지구 온난화의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 협약인 기후변화협약의 수정안인 교토 의정서는 세계가 구축해 온 협력체계 중 가장 대표적인 국제 협약이었다. 교토 의정서는 55개국 이상이 비준하고 비준 당사국 중에서 부속서 1에 해당하는 선진국들 즉, 미국, 영국, 일본 등 38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 배출량의 55% 이상을 점유할 경우 발효되게 되어 있었다.

 

비준국은 6종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해야

 

2001년에는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가인 미국이 협약에서 탈퇴하면서 발효가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교토 의정서는 2004년 11월 러시아가 비준한 뒤 2005년 2월 16일 공식 발효되면서 국제 협약으로서 법적 효력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 교토 의정서를 비준한 국가는 141개국,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61.6%를 차지하는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교토 의정서 인준 국가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여섯 종류의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감축해야 하며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비관세 장벽을 적용하게 되어 있다.

 

교토 의정서의 1차 의무감축은 38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2차 의무감축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시행될 예정이었다. 1차 대상국의 배출 감소량은 5.2%이지만 국가별로 차등 적용하는 것이었고 우리나라는 개도국으로 분류되어 1차 의무 대상국에서 제외되었다.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교토 의정서 체제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당시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가인 미국이 비준하지 않았고 201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위(이산화탄소 기준)인 중국과 3위인 인도는 교토 의정서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가 부과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1차 공약(2008~2012)이 끝나는 2012년 당사국 총회(UNFCCC COP18)에서 교토 의정서를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간 연장하는 데 가까스로 합의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온실가스 주 배출국가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이른바 ‘빅4’가 교토 의정서 2라운드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이 체제는 사실상 빈 껍데기가 된 것이었다.

 

교토 의정서 체제의 한계와 실효성 논란

 

이 회의에서 195개 국가는 2차 공약 기간인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25~40% 감축하자는데 합의했다. 유럽연합과 호주, 스위스, 우크라이나 등 34개국은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으로 정해져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0.5~20%의 온실가스를 의무감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다 합쳐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국가들은 2차 공약 기간 의무감축국으로 참여하지 않아 1차 때보다 교토 의정서의 동력이 떨어졌다. 특히 1차 때 의무감축을 이행했던 온실가스 배출량 4·5위의 러시아와 일본은 2차 공약 기간에는 의무감축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캐나다와 뉴질랜드도 2차 공약 의무에서 빠졌다. 중국과 인도는 2차 공약 기간에도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지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77그룹(개도국 그룹)은 선진국들이 기후변화 적응 및 대비에 지출되는 비용 지원을 확실히 해달라며 요구했고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전혀 감축하지 않을 때 대비 온실가스를 30%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2015년 파리에서 열린 당사국 총회(UNFCCC COP21)에서 마침내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이 선진국 위주에서 개도국도 동참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었다. 195개 선진·개도국 모두가 지구 온난화 등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참여하기로 하고 5년마다 상향된 감축 목표를 제출하고 탄소 감축 약속 이행을 점검하기로 한 것이다.

 

2020년 이후는 파리기후협약 체제로

 

이 합의가 바로 2020년 만료되는 기존의 교토 의정서 체제를 대체하는 파리기후협약이다. 유럽 등 선진국에 대해서만 감축 의무를 부과한 교토 의정서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의 선도적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개발도상국도 그 감축 의무를 지기로 한 것이다.

 

1997년 채택된 교토 의정서(2005년 발효)는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첫 국제 협약이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선진국에만 감축 의무를 규정하고, 목표도 ‘하향식’으로 할당함으로써 국가 간 갈등이 적지 않았다.

 

미국은 초기부터 의정서 참여를 거부했고 일본·캐나다·러시아·뉴질랜드 등이 잇따라 교토 의정서를 탈퇴했다. 또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3위) 등 개도국에는 감축 의무가 부과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부터 적용되는 ‘파리협약’(신기후체제)은 기후 온난화 등에 대응해야 할 의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지우고 이를 실천할 새로운 규범을 담았다. 특히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 등이 포함돼 실질적인 내용을 담보할 수 있게 되었다.

 

온실가스 감축 방식도 국가별 의무감축분을 일방적으로 할당했던 과거 방식이 아니라 각 나라가 스스로 감축 목표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유연한 접근방식을 선택했다. 당사국이 정한, 이 감축 목표 자체는 구속력이 없다.

▲ 2017년 11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 (COP23) 에 참석한 피지 소년.

그리고 2017년 11월 독일 본에서 열린 당사국 총회(UNFCCC COP23)에서 195개 참가국 대표단은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실천하기 위해 2018년 이행하기로 한 조치들을 실천하는 데 합의했다. 2001년 교토 의정서 체결로 만들어진 ‘적응기금’이 기후변화 대응에 취약한 개발도상국 등에 파리협약을 지원하게 되었다.

 

그러나 파리기후협약도 순탄하지만은 않다. 2017년 6월,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미국의 불이익’을 이유로 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미 행정부 측은 최근 ‘기후변화 행동’을 위한 기금을 삭감한 데 이어 총회에서도 재정 협상에서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인류의 미래에 대한 투자지만 길은 멀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총회 연설에서 ‘유럽이 미국을 대신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은 것은 그런 상황에서다. 또 총회 기간에 프랑스, 독일 등 20개국은 ‘석탄 이후의 에너지에 관한 국제 연맹’을 발족시키며 2030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을 퇴출하기로 합의했다.

▲ 2015년 파리에서 체결된 파리기후협약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되었다 .

나라마다 이해가 다른데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 협약이 가능했던 것은 지구 온난화가 현재의 추세로 이어질 경우, 인류가 맞을 수밖에 없는 재앙적 현실을 예방하자는 국제적 공감대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의명분도 각국의 단기적 이해 앞에서 일정 부분 어그러질 수밖에 없는 현실은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37%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UNFCCC) 사무국에 제출했다. 이 가운데 11.3%에 해당하는 양은 해외 감축 사업 및 배출권 구매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2005년 발효된 교토 의정서에 따르면 일정한 기준에 맞는 조림사업을 한 나라는 인센티브로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을 더 확보하거나, 이산화탄소를 더 배출할 권한을 다른 나라나 기업에 매각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탄소 배출권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신규 조림 및 재조림 청정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탄소 배출권 거래제는 국가와 기업의 온실가스가 줄어들기보단 느슨한 배출권 할당으로 인해, 오히려 선진국 기업들의 이익만 더 늘어나기만 할 뿐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없다는 비판도 엄연하다.

 

우리나라는 2007년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경제 협력 개발 기구(OECD) 국가 중 9위이고, 최근 20여 년간 이산화탄소(CO2) 배출 증가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이다. 점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특별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기후변화’에 대한 소녀의 외침

▲  스웨덴의 열여섯 살 소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을 주장하면서 세계에 알려졌다.

2019년 9월 23일, 제74차 유엔총회 기간 중 ‘2019 유엔 기후 행동 정상회의(UN Climate Action Summit 2019)’가 유엔 본부에서 열렸다. 파리협정 목표 달성 및 시급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각국의 의욕 향상과 기후 행동을 증진하고자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제의로 개최한 회의에는 유엔기후변화 협약(UNFCCC) 197개 당사국을 비롯하여 국제기구, NGO, 재계(CEO), 지역사회·청소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상회의에서 단연 돋보여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는 강대국 정상이 아니라,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라는 스웨덴의 열여섯 살 소녀였다. 1년여 전에 ‘기후변화를 위한 학교 파업’을 처음 시작한 그는 학교에 가는 대신 스웨덴 의회 앞에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 지도자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그의 행동은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함이 긴급하다는 사실을 환기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수백만 명이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시위에 참여하게 했다. 툰베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연설로 전 세계 정상들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기후변화에 대처에 미온적인 트럼프 미 대통령을 바라보는 그의 이미지가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달걀과 우유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인 툰베리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결심을 티셔츠 이미지에 담았다. 전 세계 많은 이들이 비행기 여행을 놓고 윤리적 갈등을 겪게 한 ‘비행기 타지 말자’는 스웨덴의 ‘플뤼그스캄(비행기 여행의 부끄러움)’ 운동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것도 툰베리 덕분이었다.

 

툰베리가 매주 벌이는 시위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캠페인으로 발전해 한국의 청소년들도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에 참여하게 했다. 지난 9월 20일, 그의 제안에 호응하여 역사적인 전 세계 기후 파업은 아시아·아프리카·유럽·아메리카 대륙에서 벌어졌다. 여기에는 참여한 이는 모든 세대를 아울러 수백만 명이었다.

▲ 한국에서도 청소년들이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 오마이뉴스 사진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면서 툰베리는 지난 3월, 역대 최연소 노벨평화상 후보 중 하나로 지목됐다. 올해 초에는 영국의 정치지도자들을 만났고, EU에게는 브렉시트는 잊고 대신 기후변화에 초점을 맞추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기후변화 정상회의 참석 때 비행기 대신 영국에서 2주간 보트를 타고 미국으로 가는 등 자신이 신념을 실천에 옮겼다. UN 기후 정상회의에서 연설하면서 그는 세계 정상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을 지켜볼 것”이라며 긴급하게 행동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신들이 헛된 말로 제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았습니다.”
“모든 게 잘못됐어요. 저는 여기 있어서는 안 됩니다. 바다 건너에 있는 학교로 돌아가서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해요. 그런데 여기에 있는 여러분은 우리 같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바라며 오셨다니. 어떻게 그러실 수 있나요?”

 

지난 5월 <타임>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하나로 꼽았다. 6월 인권단체 앰네스티는 그녀에게 2019년 ‘양심 대사상’을 수여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 대처 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 ‘자유상’을 최초로 받기도 했다.

 

4년 전에 자폐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은 그는 <BBC>에 “다르다는 것은 선물”이라고 말했다. “(다르므로) 저는 사물을 외부에서 볼 수 있어요. 거짓말 때문에 쉽게 넘어지지 않고,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죠. 만약 제가 다른 사람들과 비슷했다면, 학교 파업 같은 것도 시작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툰베리는 또, 가장 처음 자신에게 영감을 준 이로 흑인민권 운동가 로사 파크스(Rosa Parks)를 꼽았는데 그는 로사가 내성적인 사람이듯 자신도 내성적이라고 했다. 비록 열여섯의 10대 소녀에 불과하지만 툰베리는 오늘날 기후변화 행동주의를 대변하는 인물이 되었다. 행동하는 이유를 그는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는 투표를 할 수 없어요. 이것이 제가 목소리를 내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 그간 기후변화 관련 정상회의 개최 경과(외교부 아래 자료 중)

2017. 12. 10. 쓰고

2019. 12. 9. 더하고 기움 낮달

 

 

· <위키백과>

· <나무위키>

·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관련 신문기사 2012, 2015, 2017

· 한국에너지공단 상상 에너지 공작소

· 외교부, 한눈에 보는 2019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2019.9)(PDF)

· <BBC> 뉴스, 그레타 툰베리 : 기후변화를 놓고 세계 정상들과 한 판 붙은 10

 

* 꽤 시간을 들여서 공부했지만 교토 의정서 전후 상황을 조감하는 자료를 찾지 못해 각각 다른 자료를 조합하여 그린 얼개다. 제 나름의 이해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으나,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지적해 주시면 바로잡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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