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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진 세상에 /역사 공부 「오늘」

[오늘] 베를린 장벽 붕괴

by 낮달2018 2019.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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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 ‘오늘’]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 무너지다

▲ 1989년 11월 16일의 베를린 장벽  ⓒ위키백과

28년 만에 베를린 장벽 붕괴-육지의 섬혹은 반파시스트 보호벽

 

1989년 11월 9일은 목요일이었다. 오후 7시, 동독 경찰과 군 당국이 여행 자유화 정책을 선언함으로써 마침내 동서 베를린을 막고 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1961년, 사회주의 진영에 대한 서방측 선동을 차단한다는 구실로 장벽이 구축된 지 28년 만이었다.

 

1961년 8월 12일 밤 동독은 서베를린으로 통하는 모든 가능성을 봉쇄하기 위한 장벽을 설치했다. 철조망과 블록으로 이루어진 장벽은 기관총 초소와 지뢰 지역이 설치된 5m 높이의 콘크리트 장벽으로 대체되었다.

 

1980년대에는 고압선과 방어 진지들이 45㎞에 걸쳐 구축되어 베를린시를 양분하고 서베를린 주위로도 120㎞의 장벽이 축조되었다. 베를린 장벽으로 서베를린은 동베를린과 동독에서 분리되었다. 동독의 관리들은 이 장벽을 ‘반파시스트 보호벽’이라고 불렀지만, 공산주의 국가 안의 유일한 자본주의 지역이 된 서베를린은 ‘육지의 섬’이라고 불리어 왔다.

 

장벽 붕괴의 도화선은 1989년 여름부터 시작된 동독 주민들의 탈출 행렬이었다. 7월에, 서독으로 가려는 동독 주민들은 부다페스트와 프라하 주재 서독 대사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들 서독행의 동기는 두말할 것도 없이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풍요였다.

동독국경수비대원(뒤)들이 장벽을 쌓고 있는 모습.  앞은 서독경찰. ⓒ나무위키)

9월, 헝가리 정부가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을 개방하면서 헝가리와 오스트리아를 거쳐 서독에 들어온 난민이 5만 명에 이르렀다. 서독 정부는 동독·폴란드·헝가리·체코 등 주변국 정부와 탈출 난민 문제를 긴급 논의하여 ‘무제한 수용’ 방침을 밝혔고 관련국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약속했다.

 

주민들의 대량탈출 사태에도 동독의 에리히 호네커 정권은 시민들이 요구하는 개혁정책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반시대적 탄압과 억압정책을 계속했다. 시민들의 분노는 결국, 10만 명이 모인 라이프치히의 ‘월요 시위’로 나타났고, 이후 시위는 동독 전역으로 옮겨갔다.

▲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의 동서독 총리와 소련의 고르바초프  ⓒ위키백과

10월 18일, 호네커 서기장이 집권 18년 만에 사임하고 에곤 크렌츠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시위는 오히려 격화했고, 1월 4일 동베를린에서는 1백만 명이 모인 동독 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다. 출범 20일만인 11월 7일, 크렌츠 내각마저 총사퇴하면서 동독은 정치적 공백 상태에 빠졌다.

 

11월 9일, 여행 자유화 조치 기자회견은 사실상, 베를린 장벽을 통한 주민들의 서독행 통제를 포기한다는 선언이었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 등장 이후 동구 공산권에 가속화된 개혁의 물결을 잇는 것이었다.

▲ 베를린 장벽 일부에 조성된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 위키백과

공산주의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도입한 개혁과 개방 정책은 동구권 전체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었고 동구 위성국에 대한 소련의 장악력을 위축시켰다. 28년 만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조응한 것이었다.

 

폴란드나 헝가리, 체코 등보다 상대적으로 더뎠던 동독의 개혁속도가 주민들의 탈출과 대규모 반체제 시위를 촉발하면서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앞당긴 것이다. 이는 이후, 동유럽과 소련 공산정권의 도미노 붕괴로 이어져 마침내 1990년 10월 3일, 동서독이 41년 만에 재통일함으로써 제2차 세계 대전 후 45년간 유지돼온 냉전은 종식되었다. [관련 글 : 동서독, 41년 만에 재통일 이루어내다]

▲ 베를린 장벽의 잔해와 한국의 통일을 염원하며 세워진 통일정 ⓒ 위키백과

 

2019. 11. 9. 낮달

 

참고

· 베를린 장벽 붕괴 의미, <중앙일보>

·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경향신문>

· <위키백과>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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