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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풍경

[사진] 불볕더위의 늦여름, 그래도 과실은 저마다 익어가고

by 낮달2018 2025. 8. 20.

[사진불볕더위 속에서 여물어가는 계절의 순환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벼는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 백일홍 꽃잎에 앉은 나비. 늦여름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계절의 순환은 감히 어찌할 수 있을 것인가.

9월이 코앞인데, 불볕더위는 기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입추(8.7.) 날부터 사나흘쯤 반짝 온도가 떨어져 정말 절기를 알아본 건가 싶었지만, 그게 다였다. 며칠 반짝 내려갔던 수은주는 거짓말처럼 이전으로 돌아가, 낮 최고 기온이 35, 6모들 넘어서곤 했다.

 

23일이 처서(處暑)니, 절기상으로 보면 더위가 수그러져야 할 때다. 그러나 현재의 추이로 보면 그런 시간이 올 것 같지는 않다. 낮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밤이라도 좀 시원해야 할 텐데, 자정이 넘기까지 열대야가 이어지는 상황 앞에서는 전의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만나는 풍경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비록 늦여름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계절의 시계는, 그 순환은 정확히 가을로 이행하고 있다고 되뇐다. 가을로 옮겨가고 있는 과일들, 석류와 감, 모과, 명자, 이팝 열매와 대추까지. 그리고 아직도 새 열매를 맺고 있는 호박까지 가을은 더는 늦출 수 없는 약속이라는 걸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 우리 동네의 음식점 울타리에서 익고 있는 복숭아.
▲ 울타리 밖으로 가지를 늘어뜨린 석류. 올해는 유난히 석류가 다닥다닥 달렸다.
▲ 가정집 마당에서 여물어가고 있는 감. 감도 병충해를 많이 타는 과일인데, 이 감은 깨끗한 편이다.
▲ 문 닫은 전자공장 앞 화단에서 익고 있는 명자나무 열매. 크기나 모양이 고르지 못한 것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서인 듯하다. 왼쪽 원 안은 명자꽃.
▲ 무슨 열매일까? 가로수인 이팝나무 열매가 익고 있다. 이 열매는 익으면 까맣게 변한다.
▲ 호박은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었을까. 다시 또 열매를 맺고 있는 호박.
▲ 우리 동네에는 대추나무도 여러 그루가 있다. 실하게 익어가고 있는 대추가 담밖으로 늘어져 있다.
▲ 우리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 울타리에서 익어가는 모과. 한 가지에 여러 개가 다닥다닥 열렸다.

물론 알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가을은 상투적 표현이지만 점령군처럼 우리 사위에 이른다는 걸. 오규원(1941~2007) 시인은 그걸 대문이 아니라 담장을 넘어 들어왔다고 노래했다. 시인은, 가을이 현관 앞까지”, “개실 앞 타일 바닥 위까지”, “창 앞까지 온 가을은 강아지의 오른쪽 귀와/왼쪽 귀 사이로”, “매미 소리와 매미 소리 사이로/돌과 돌 사이로 왔다고 보고한다. 그 가을은 우편함에서 한동안 머물다가”, “친구의 엽서 속에 들어 있다가 시인의 손바닥 위에까지 왔다.

 

그렇다. 어느 날 우리는 이미 와서 먼지를 맞고 있는 오래된 엽서처럼 익숙하게 우리 곁에 온 가을을 실감할 것이다. 9월까지는 이제 열흘 남짓, 그래도 계절의 순환은 자신의 본분을 다할 것이다. 저기 다가오는 가을을 실눈을 뜨고 바라보면서 불볕더위를 견디기로 한다.

 

 

2025. 8. 20.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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