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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우표 찍으라고 ‘1인시위’ “구미시장님, 남사스럽습니다”

by 낮달2018 2020.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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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참여연대는 맞불 시위… 43만 구미시민의 뜻 물어보긴 했나요

▲ 12일 오전 세종시 우정사업본부 앞, 구미시장(왼쪽)과 구미참여연대 회원의 1인시위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12일 오늘 오전 8시부터 세종시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박정희 기념 우표 발행 재심의’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남 시장이 시위를 벌이는 우정사업본부 앞 한쪽에서는 이 시위에 맞불을 놓는 구미참여연대의 1인시위도 펼쳐졌다.

 

시장과 시민, 1인시위로 맞서다

 

남 시장은 지난해 탄핵 국면에서 전국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는 유일하게 탄핵반대집회에 참석해 구미시민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이다. 그는 정권이 교체되고 시민단체들의 반발(관련 기사 : 기어코 박정희 우표 발행할 모양입니다)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 발행이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우표 발행을 포함한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은 결코 한 인물을 우상화하자는 의도가 아니다. 세월이 흐르면 역대 어느 대통령도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가깝게는 김대중 대통령이 7년 후, 김영삼 대통령이 10년 후 탄생 100주년이 된다. 이때에도 현재 반대 입장을 취하는 이들은 똑같은 근거와 이유로 기념사업에 반대한다고 당당히 밝힐 수 있는가.

 

(…중략…)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 발행은 세계 각국에서 추진하는 기본적인 기념사업이다. 미국에서는 박정희 대통령과 같은 해 출생인 케네디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가 올해 발행되었고, 2011년에는 당시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 정권에서 공화당 레이건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가 정치 성향의 구분 없이 국가적 차원에서 발행되었다.”

 

   - 구미시 성명서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우표’ 발행 재심의에 대하여”(2017. 7. 7.) 중에서

 

한편 구미참여연대(아래 참여연대)는 ‘박정희 기념 우표’에 ‘우상화의 의도가 전혀 없다’라는 남 시장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참여연대는 지금까지 구미시와 경상북도가 펼쳐온 ‘박정희 기념사업’은 그 자체가 ‘우상화’라고 못 박는다.

 

‘우상화’ 아니라고? 어불성설!

▲ 지난 6월 29일 민족문제연구소의 서울중앙우체국 앞 박정희 기념 우표 취소 촉구 기자회견

박정희를 ‘반신반인’으로 추켜세운 남 시장이 추진한 박정희 관련 사업들은 이름에서부터 이미 ‘우상화’의 냄새가 풍긴다고 참여연대는 반박한다. ‘박정희 등굣길 따라 걷기’, ‘박정희 테마 밥상’, ‘박정희 뮤지컬 제작’, ‘박정희 소나무 막걸리 주기’ 등의 사업을 펼쳐온 남 시장이 ‘우상화’의 의도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남 시장은 외국에서도 전직 대통령 100주년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한다고 주장하지만, 전직 대통령의 출생일에 ‘탄신제’를 지내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고 되받는다. 더구나 10만 평의 부지에다 1,100억 이상의 예산을 들여 ‘박정희 타운’(박정희 생가, 민족중흥관, 새마을 테마 공원, 박정희 역사자료관)을 건설하는 전직 대통령은 국내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남 시장은 미국 대통령 케네디와 레이건의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 발행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그의 말마따나 ‘정치 성향을 달리하’지만 두 사람은 쿠데타로 헌정 질서를 파괴하지도, 개발독재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억압하다 전 국민의 저항에 부딪히지도 않았다. 시민의 입장에서도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논리인 것이다.

 

참여연대는 ‘박정희 기념 우표’ 발행 재심의는 남유진 구미시장이 자초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국민과 구미시민들에게 ‘우상화의 우려’를 심어준 이가 그 자신이 때문이다. 남 시장이 주도한 박정희 관련 사업들로 인하여 박정희는 마침내 ‘반신반인’으로 숭배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남 시장이 참으로 ‘우상화’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한다면 올해 1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인 ‘박정희 100년 기념사업’부터 중단하고, 아직 착공하지 않은 200억 ‘박정희 역사 자료관’ 건설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관련 기사 : 박정희 재떨이 모시는 200억짜리 자료관이라니…)

 

참여연대는 최근 며칠 사이에 이철우(김천시, 자유한국당) 의원과 남유진 구미시장이 경쟁하듯 박정희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박정희를 소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철우 의원과 남유진 시장의 박정희 마케팅

▲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박정희 기념 우표’ 발행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철우 의원은 우표뿐 아니라 박정희 ‘기념 화폐’도 발행하고, 광화문에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질세라 남유진 시장은 오늘 1인시위에 나선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들의 모습에서 ‘정치적 속셈’이 읽힌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이 자유한국당의 2018년 경상북도지사 공천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이다. 참여연대는 이들이 경쟁하듯 내뱉는 ‘박정희 우표 발행’ 요구는 도지사 공천을 따기 위한 ‘사적 욕망의 표현’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한다.

 

“그들은 ‘박정희’를 진정 올바르게 평가하고 비판해서 그를 역사 속에 제대로 자리매김하게 할 의지조차 없다. 그들에게 박정희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마케팅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 구미참여연대 성명서 “남유진 시장은 더 이상 구미시민을 욕보이지 마라!”(2017. 7. 12.) 중에서

 

애당초 지난해 4월, 우정사업본부에 박정희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요청한 것은 구미시였다. 구미시의 ‘박정희 기념 우표’ 발행 요청은 시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한 남유진 시장과 구미시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다.

 

마찬가지로 구미시민들의 우려와 국민적 요구를 받아들여 ‘박정희 기념 우표’ 발행을 재심의하려는 우정사업본부에 항의 시위를 하겠다는 남 시장의 결정도 43만 구미시민과는 무관한 일이다.

 

맞불 시위, 시민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구미참여연대가 남 시장의 1인시위에 맞서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맞불 1인시위를 펼친 것은 구미시민들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 한다. 시장의 독단적 박정희 우상화 사업으로 말미암아 구미시민들이 전국적인 조롱의 대상이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고유한 정치적 입장과 무관하게 박정희의 고향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구미시민들은 대체로 보수 유권자로 치부되고, 박정희 치세를 그리워하는 정치적 복고주의자쯤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침묵하는 다수 시민은 지난 촛불혁명을 통해 드러난 시대정신의 향방쯤을 너끈히 이해하고 그 실천에 나서고자 하는 이들이다. 시장이 단체장의 이름으로 시민들의 뜻과 무관한 정치적 시위를 벌이는 것도 또 다른 민의의 왜곡일지도 모른다.

 

 

2017. 7. 12. 낮달

 

 

박정희 우표 찍으라고 1인시위 구미시장님, 남사스럽습니다

구미참여연대는 맞불 시위... 43만 구미시민의 뜻 물어보긴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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