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 서구 그리웨이 장미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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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계절이다. 올해는 개화도 예년보다 일렀고, 포기당 꽃송이도 훨씬 빽빽하게 열린 ‘장미 풍년’이다. 우리 동네는 말할 것도 없고, 시내 곳곳이 만발한 장미꽃의 물결이다. 가정집 정원을 비롯하여, 공공기관, 회사, 공장 울타리에는 어김없이 장미로 불타고 있다.
주변에 장미원이라 이름할 만한 곳이 있나 검색해 봤더니 대구의 ‘서구 그린웨이 장미원’이라는 곳이 떴다. 대구광역시 서구청이 중리동 204-1 일대에 조성한 ‘그린웨이(Green Way)’라는 왕복 7km의 산책로에 ‘장미원(薔薇園)’이라는 곳이 있다는 게다.
대구라면 가까워서 1시간 안에 다녀올 수 있다 싶어서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선 건 지난 5월 13일이다. 날짜가 낯익다 싶었는데, 5월 13일은 1977년에 내가 머리를 깎고 입대한 날이다. 무려 49년 전의 일인데, 그때 나를 배웅했던 여자 친구는 지금 나와 함께 이른바 ‘해로(偕老)’ 중이다. [관련 글 : 육군훈련소 57년(2008), ‘논산’을 생각한다]



‘그린웨이’는 대구광역시 서구청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조성한, 오래된 산책로를 정비하고 서대구 공단 완충녹지와 이현공원을 연결하는 ‘테마가 있는 녹색 숲길’이다. 이 숲길은 배롱원부터 단풍원, 야생화원, 향기원, 장미원, 백합원 등으로 이어지는데 그 길이가 왕복 7km에 이른다.
첫길이지만, 내비게이션의 안내대로 따랐더니, 1시간이 채 걸리기 전에 장미원과 백합원이 나뉘는 숲길에 닿았다. 공원 가장자리에 차를 대고 나서니 바로 덩굴장미로 꾸며진 화려한 아치형 터널이 반긴다. 한 바퀴 둘러보니 붉은색, 분홍색, 노란색 등 수십 종의 장미밭이 이어져 있고, 아치와 터널을 가득 채운 빨간 장미가 화려했다.
장미원 공간은 155m 남짓이니 수천 평을 자랑하는 장미원에 비길 수는 없지만, 도심의 숲에 조성된 수천 송이의 장미들이 만개해 장미의 향연은 압도적이다. 각양각색 장미를 몇 마디 말로 설명하기 어려워 사진으로 대신한다.










장미도 아름답지만, 상록수원을 중심으로 한 숲도 좋았다. 벚나무, 느티나무 등으로 구성된 숲이 만들어내는 그늘이 두껍고 시원했다. 거기 한가로이 거니는 마을 주민인 듯한 노인들의 여유로운 모습도 좋았다. 어쨌든 ‘대프리카’라고까지 불리는 대구는, 내가 살았던 6, 70년대에 비기면 녹지가 매우 넓어졌다. 늘어난 녹지의 비율만큼 한여름 온도가 일정하게 떨어진다니 그린웨이의 그것도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요소가 되고도 남겠다.
우리는 장미원과 상록수원을 돌아 장미밭 옆 벤치에 앉아 동네 김밥집에서 사 간 김밥을 먹었다. 아내는 이 근처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는데, 나도 마찬가지였다. 구미에도 녹지가 적지 않지만, 마을 주변에 휴식 공간은 없다. 우리는 잠시 쉬다가 온 김에 쇠뿔 뺀다고 이웃한 이현공원으로 다시 차를 몰았다.
















2026. 5. 24.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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