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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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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텃밭 농사] ② 흉내만 냈지만, 심은 작물을 돌보지 않을 순 없다 고추·가지에 지지대를 세우고, 토란을 새로 심다그냥 놀릴 수만은 없어, 텃밭에 농사 흉내를 낸 게 지난 4월 중순이다. 일주일 후인 4월 23일 들렀더니, 제법 밭의 꼴이 갖추어졌다. 아내가 밭의 비어 있는 데가 밟히는지 토란 몇 포기라도 심자면서 열 포기 남짓한 토란을 묵은 밭의 담 가까이에 심고 물을 듬뿍 주었다. [관련 글 : ① 다시 텃밭을 일구며] 처음으로 토란을 심다 토란은 천남성과의 인도·인도네시아 등 열대 원산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토란은 ‘흙 난초’[토란(土蘭)]가 아니라, ‘흙알’[토란(土卵)]이니, 곧 식용하는 ‘알줄기’를 가리킨다. 아내와 딸애는 토란을 즐겨 더러 토란국을 끓인다. 나는 덤덤한 편이지만, 딸애는 토란의 ‘담백한 느낌’이 좋단다. [관련 글 : 토란, 토란국, 토란대] .. 2024. 5. 12.
[오늘] 일제, 국가보안법의 뿌리인 ‘치안유지법’ 시행 [역사 공부 ‘오늘’] 1925년 5월 12일, 일제, 독립운동 탄압 치안유지법 시행1925년 5월 12일, 일본제국은 한 달 전인 4월 12일 법률 제46호로 공포되었던 치안유지법의 시행에 들어갔다. 1923년 간토 대지진 직후의 혼란을 막기 위해 공포된 긴급칙령이 전신인 이 법률은 천황제나 사유재산제를 부정하는 운동을 단속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되었고 칙령에 따라 조선, 타이완, 사할린에서도 시행되었다. 치안유지법은 조선에서 독립운동을 처벌하는 전가의 보도 거의 동시에 제정되었던 보통선거법이 민심을 달래기 위한 당근이었다면 치안유지법은 보통선거법 시행으로 활성화될 정치 운동을 막으려는 의도를 숨긴 채찍이었다. 러시아 혁명(1917)의 영향으로 활발해진 일본 내 공산주의운동을 억압하려는 목.. 2024. 5. 11.
[오늘] 동학농민군, 황토현 전투에서 승리하다 [역사 공부 ‘오늘’] 1894년 5월 11일 - 동학농민군, 전라 감영군과 싸워 대승하다*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황토현(黃土峴)은 전라북도 정읍시 덕천면에 있는 개항기 동학농민군 관련 전적지이다. ‘고개 현(峴)’ 자를 쓰지만, ‘영(嶺)’이나 ‘치(峙)’를 쓰는 고개보다 낮은 구릉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황토현은 해발 35m 정도의 나지막한 구릉으로, 정읍시 덕천면 하학리와 도계리 사이에 있다.  황토현에서는 1894년(고종 31) 5월 11일(음 4.7.) 새벽에, 동학농민군과 감영군(監營軍)의 전투가 전개되었다. 이 전투는 1894년 2월 15일(음 1.10.) 전봉준 등이 고부 관아를 습격하면서 일어난 고부 농민 봉기로 시작된 동학농민혁명.. 2024. 5. 11.
5·10 ‘교육 민주화 선언’ 22돌, 역사의 퇴행 앞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를 교육 주체로 - 교육 민주화 선언오늘은 한국 YMCA 중등교육자협의회(회장 윤영규)의 ‘교육 민주화 선언’ 스물두 돌을 맞는 날이다. 오늘은 이른바 ‘놀토’, 늦은 아침을 들고 ‘교육 민주화 선언문’을 다시 읽는다. 1986년 5월 10일이었다. 나는 그때 경주 지역의 한 여학교에서 초임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도대체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던, 날마다 술을 마시며 동료들과 비분강개하던 시절이었다. [관련 글 : 참 스승 윤영규, ‘교육 민주화 선언’ 스물세 돌] 교육 민주화 선언은 “1986년 5월 10일, 서울·부산·광주·춘천 등 4개 지역의 교사들이 YMCA 중등교육자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1회 ‘교사의 날’ 집회에서 발표한 교육의 민주화에 관한 선언”(엠.. 2024. 5. 10.
‘역전’ - ‘용팔이’와 ‘전우’, 그리고 마라톤’ [가겨 찻집] ‘한자’가 다른 3개의 낱말, ‘역전’예비군은 왜 ‘역전’의 용사인가 1968년 4월 1일에 향토예비군이 창설되었을 때 나는 초등학교 졸업반이었다. 향토예비군은 평상시에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유사시에 소집되는 국군의 예비전력이다. 학교에서 ‘향토예비군의 노래’를 배웠는데, 1절의 첫 소절은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였지만, 3절의 첫 소절은 “역전의 전우들이 다시 뭉쳤다”였다.1.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직장마다 피가 끓어 드높은 사기 총을 들고 건설하며 보람에 산다. 우리는 대한의 향토예비군. 나오라 붉은 무리 침략자들아, 예비군 가는 길에 승리뿐이다. 2. 반공의 투사들이 굳게 뭉쳤다. 마을마다 힘찬 고동 메아리 소리 서로 돕는 일터에서 나라 지킨다. 우리는 막강한 향토예비군.. 2024. 5. 8.
어버이날, 부모 안의 ‘부처’를 생각한다 모든 어버이의 마음속에 부처가 산다사람들이 자신의 불효를 뉘우칠 때쯤엔 이미 어버이들은 세상을 버리셨기 마련이다. 늘 때늦은 후회와 회한으로 속을 저미는 게 자식들의 숙명이다. “나무가 가만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어버이는 기다리지 않는다.[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는 오래된 글귀가 지적하는 게 그 어느 어름이다. 위로 어버이가 그렇다면 아래로 자식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을 기르는 건 부모가 된 후의 일이니, 자식 기르기에 이골 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라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 어려서 이러저러하게 기를걸, 하고 무릎을 칠 때쯤엔 이미 아이들은 품 안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품 안의 ‘자식’과 품 밖의 ‘상전’ 속담은.. 2024. 5. 8.
[오늘] 거제도 수용소의 포로들, 수용소장을 납치하다 [역사 공부 ‘오늘’] 1952년 5월 7일, 거제도 포로수용소장 도드 준장, 포로에게 납치되다 1952년 5월 7일, 도드(T.Dodd) 준장은 제76구역 포로들이 처우에 불만을 품고 포로수용소장 면담을 요청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도드 준장 보좌관은 포로들의 과격한 행동을 우려한 나머지 그들의 요청을 거절하도록 포로수용소장에게 건의했다. 하지만 도드 준장은 보좌관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약속 시간에 제76구역 출입구에서 직접 포로대표들과 면담했다. 그런데 면담 도중 갑자기 포로들이 그를 에워쌌다. 곧 포로들은 순식간에 도드 준장을 납치하여 포로수용소 안으로 끌고 갔다. - 박도, 중에서 에 연재된 박도 장편소설 에 그려진 대로 1952년 5월 7일, 수요일에 포로들에게 포로수용소장이 납치되는 전무후.. 2024. 5. 7.
‘여튼’, ‘하여튼’과 ‘여하튼’, 그리고 ‘아무튼·어떻든·어쨌든’ [가겨 찻집] 요즘 사람들이 즐겨 쓰는 ‘줄여 쓰기’‘오래간만에’, 또는 줄여서 ‘오랜만에’ 대신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간만에’를 쓰기 시작했다. 또 ‘그뿐만 아니라’에서 ‘그’를 줄여서 ‘뿐만 아니라’도 꽤 광범위하게 쓰이는 말이다. 이는 아마 길거나 복잡한 말을 줄여 쓰기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쓰면서 퍼진 듯한데, 이 말은 이제 대중매체에서도 공공연히 쓰이고 있다. 군소 온라인 매체만이 아니다. 내로라하는 유명 일간지, 통신사, 방송사, 온라인 언론 등에서도 ‘간만에’는 대놓고 쓴다. [관련 글 : ‘간만에’와 ‘뿐만 아니라’ / ‘오래간만에’, ‘그뿐만 아니라’] ‘훨씬’을 줄여서 ‘훨’로 쓴 지는 더 오래되었다. 젊은이들이 쓰기 시작한 말은 어른들에게까지 퍼졌고, 이제는 드라마 같은 데도 당연한 .. 2024. 5. 6.
[오늘] 일평생 가난과 싸워야 했던 ‘국민화가’ 박수근 떠나다 [역사 공부 ‘오늘’] 1965년 5월 6일, 국민화가 박수근 떠나다 1965년 5월 6일 새벽 1시,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이 간 경화증으로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자택에서 평생을 가난과 싸워야 했던 고단한 삶을 거두었다. 향년 51세. 4월 초에 청량리 위생병원에 입원했다가 회복이 어렵게 되자 퇴원한 지 하루 만이었다. 그는 “천당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멀어, 멀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고단한 생애를 마감했다. 가난으로 중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했던 화가는 독학으로 그림을 그려 일가를 이루었지만 살아생전에 끝내 그 가난을 벗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어릴 적부터 크리스천이었으나 그는 예술적 좌절을 이기고자 과음을 계속한 끝에 신장과 간이 나빠졌다. 그로 인해 왼쪽 눈에 백내장을 앓.. 2024. 5. 6.
‘어린이’와 ‘어린이날’, 그리고 ‘1923 어린이 선언’ 100돌 맞는 ‘어린이날’과 ‘1923 어린이 선언’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1922년 5월 1일, 소파 방정환이 조직한 천도교 소년회에서 창립 1주년을 기념하여 제1회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십 년 후 조선을 려(廬)하라」는 전단을 시내에 배포하고 ‘어린이의 날’의 취지를 거리에서 선전했다. [관련 글 : ‘어린이’ 해방의 기수 방정환은 ‘사회주의자’였다] 어린이날 행사, 어린이 선언 100돌 이듬해(1923) 5월 1일에 ‘어린이날’ 기념식을 거행하고 조선소년운동협회 주최의 제1회 ‘어린이날’ 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날 ‘어른에게 드리는 글’, ‘어린 동무에게 주는 말’, ‘어린이날의 약속’이란 전단 12만 장이 배포되었는데, 이 글들이 뒷날 ‘어린이 해방 선언’이라 불리게 되었다. [관련.. 2024. 5. 5.
[오늘] ‘어린이헌장’(1957)에서 ‘아동권리헌장’(2016)까지 [역사 공부 ‘오늘’] 1957년 5월 5일,  ‘대한민국 어린이헌장’ 제정·공포5월 5일은 94회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는 1921년 소파 방정환(1899~1931)이 처음 쓴 이래 아동을 가리키는 낱말이 되었다. 어린이날은 소파가 조직한 천도교 소년회 창립 1주년을 기념하여 ‘십 년 후 조선을 려(廬)하라’는 전단을 시내에 배포하고 ‘어린이의 날’의 취지를 거리에서 선전하면서  처음 제정되었다.  [관련 글 : ‘어린이’ 해방의 기수 방정환은 ‘사회주의자’였다] 이듬해(1923) 5월 1일, ‘어린이날’ 기념식을 거행하고 조선소년운동협회 주최의 제1회 ‘어린이날’ 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날 ‘어른에게 드리는 글’, ‘어린 동무에게 주는 말’, ‘어린이날의 약속’이란 전단 12만 장이 배포되었다.. 2024. 5. 4.
⑦ 입하(立夏), 나날이 녹음(綠陰)은 짙어지고 여름의 첫 번째 절기 입하(立夏)5월 6일(2024년은 5월 5일), 어린이날 대체 휴일은 ‘입하(立夏)’다. 24절기 중 7번째 절기이자 여름의 첫 번째 절기인 입하는 곡우(穀雨)와 소만(小滿) 사이에 들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절후이다.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맥량(麥凉), 맥추(麥秋)라고도 하며, ‘초여름’이란 뜻으로 맹하(孟夏), 초하(初夏), 괴하(槐夏), 유하(維夏)라고도 부른다. 입하는 봄도 완연히 무르익어 여름으로 옮아가는 시기다. 산과 들에는 나무와 숲의 연둣빛 신록(新綠)이 점차 짙어지고 묘판에는 볍씨의 싹이 터 모가 한창 자란다. 논에서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이어지고, 밭의 보리 이삭이 패기 시작할 시기다. 며칠 동안 서늘했던 날씨는 어저께부터 20도가 넘는 여름.. 2024.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