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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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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교육 민주화 선언’ 22돌, 역사의 퇴행 앞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를 교육 주체로 - 교육 민주화 선언오늘은 한국 YMCA 중등교육자협의회(회장 윤영규)의 ‘교육 민주화 선언’ 스물두 돌을 맞는 날이다. 오늘은 이른바 ‘놀토’, 늦은 아침을 들고 ‘교육 민주화 선언문’을 다시 읽는다. 1986년 5월 10일이었다. 나는 그때 경주 지역의 한 여학교에서 초임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도대체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던, 날마다 술을 마시며 동료들과 비분강개하던 시절이었다. [관련 글 : 참 스승 윤영규, ‘교육 민주화 선언’ 스물세 돌] 교육 민주화 선언은 “1986년 5월 10일, 서울·부산·광주·춘천 등 4개 지역의 교사들이 YMCA 중등교육자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1회 ‘교사의 날’ 집회에서 발표한 교육의 민주화에 관한 선언”(엠.. 2024. 5. 10.
‘역전’ - ‘용팔이’와 ‘전우’, 그리고 마라톤’ [가겨 찻집] ‘한자’가 다른 3개의 낱말, ‘역전’예비군은 왜 ‘역전’의 용사인가 1968년 4월 1일에 향토예비군이 창설되었을 때 나는 초등학교 졸업반이었다. 향토예비군은 평상시에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유사시에 소집되는 국군의 예비전력이다. 학교에서 ‘향토예비군의 노래’를 배웠는데, 1절의 첫 소절은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였지만, 3절의 첫 소절은 “역전의 전우들이 다시 뭉쳤다”였다.1.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직장마다 피가 끓어 드높은 사기 총을 들고 건설하며 보람에 산다. 우리는 대한의 향토예비군. 나오라 붉은 무리 침략자들아, 예비군 가는 길에 승리뿐이다. 2. 반공의 투사들이 굳게 뭉쳤다. 마을마다 힘찬 고동 메아리 소리 서로 돕는 일터에서 나라 지킨다. 우리는 막강한 향토예비군.. 2024. 5. 8.
어버이날, 부모 안의 ‘부처’를 생각한다 모든 어버이의 마음속에 부처가 산다사람들이 자신의 불효를 뉘우칠 때쯤엔 이미 어버이들은 세상을 버리셨기 마련이다. 늘 때늦은 후회와 회한으로 속을 저미는 게 자식들의 숙명이다. “나무가 가만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어버이는 기다리지 않는다.[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는 오래된 글귀가 지적하는 게 그 어느 어름이다. 위로 어버이가 그렇다면 아래로 자식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을 기르는 건 부모가 된 후의 일이니, 자식 기르기에 이골 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라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 어려서 이러저러하게 기를걸, 하고 무릎을 칠 때쯤엔 이미 아이들은 품 안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품 안의 ‘자식’과 품 밖의 ‘상전’ 속담은.. 2024. 5. 8.
[오늘] 거제도 수용소의 포로들, 수용소장을 납치하다 [역사 공부 ‘오늘’] 1952년 5월 7일, 거제도 포로수용소장 도드 준장, 포로에게 납치되다 1952년 5월 7일, 도드(T.Dodd) 준장은 제76구역 포로들이 처우에 불만을 품고 포로수용소장 면담을 요청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도드 준장 보좌관은 포로들의 과격한 행동을 우려한 나머지 그들의 요청을 거절하도록 포로수용소장에게 건의했다. 하지만 도드 준장은 보좌관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약속 시간에 제76구역 출입구에서 직접 포로대표들과 면담했다. 그런데 면담 도중 갑자기 포로들이 그를 에워쌌다. 곧 포로들은 순식간에 도드 준장을 납치하여 포로수용소 안으로 끌고 갔다. - 박도, 중에서 에 연재된 박도 장편소설 에 그려진 대로 1952년 5월 7일, 수요일에 포로들에게 포로수용소장이 납치되는 전무후.. 2024. 5. 7.
‘여튼’, ‘하여튼’과 ‘여하튼’, 그리고 ‘아무튼·어떻든·어쨌든’ [가겨 찻집] 요즘 사람들이 즐겨 쓰는 ‘줄여 쓰기’‘오래간만에’, 또는 줄여서 ‘오랜만에’ 대신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간만에’를 쓰기 시작했다. 또 ‘그뿐만 아니라’에서 ‘그’를 줄여서 ‘뿐만 아니라’도 꽤 광범위하게 쓰이는 말이다. 이는 아마 길거나 복잡한 말을 줄여 쓰기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쓰면서 퍼진 듯한데, 이 말은 이제 대중매체에서도 공공연히 쓰이고 있다. 군소 온라인 매체만이 아니다. 내로라하는 유명 일간지, 통신사, 방송사, 온라인 언론 등에서도 ‘간만에’는 대놓고 쓴다. [관련 글 : ‘간만에’와 ‘뿐만 아니라’ / ‘오래간만에’, ‘그뿐만 아니라’] ‘훨씬’을 줄여서 ‘훨’로 쓴 지는 더 오래되었다. 젊은이들이 쓰기 시작한 말은 어른들에게까지 퍼졌고, 이제는 드라마 같은 데도 당연한 .. 2024. 5. 6.
[오늘] 일평생 가난과 싸워야 했던 ‘국민화가’ 박수근 떠나다 [역사 공부 ‘오늘’] 1965년 5월 6일, 국민화가 박수근 떠나다 1965년 5월 6일 새벽 1시,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이 간 경화증으로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자택에서 평생을 가난과 싸워야 했던 고단한 삶을 거두었다. 향년 51세. 4월 초에 청량리 위생병원에 입원했다가 회복이 어렵게 되자 퇴원한 지 하루 만이었다. 그는 “천당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멀어, 멀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고단한 생애를 마감했다. 가난으로 중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했던 화가는 독학으로 그림을 그려 일가를 이루었지만 살아생전에 끝내 그 가난을 벗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어릴 적부터 크리스천이었으나 그는 예술적 좌절을 이기고자 과음을 계속한 끝에 신장과 간이 나빠졌다. 그로 인해 왼쪽 눈에 백내장을 앓.. 2024. 5. 6.
‘어린이’와 ‘어린이날’, 그리고 ‘1923 어린이 선언’ 100돌 맞는 ‘어린이날’과 ‘1923 어린이 선언’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1922년 5월 1일, 소파 방정환이 조직한 천도교 소년회에서 창립 1주년을 기념하여 제1회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십 년 후 조선을 려(廬)하라」는 전단을 시내에 배포하고 ‘어린이의 날’의 취지를 거리에서 선전했다. [관련 글 : ‘어린이’ 해방의 기수 방정환은 ‘사회주의자’였다] 어린이날 행사, 어린이 선언 100돌 이듬해(1923) 5월 1일에 ‘어린이날’ 기념식을 거행하고 조선소년운동협회 주최의 제1회 ‘어린이날’ 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날 ‘어른에게 드리는 글’, ‘어린 동무에게 주는 말’, ‘어린이날의 약속’이란 전단 12만 장이 배포되었는데, 이 글들이 뒷날 ‘어린이 해방 선언’이라 불리게 되었다. [관련.. 2024. 5. 5.
[오늘] ‘어린이헌장’(1957)에서 ‘아동권리헌장’(2016)까지 [역사 공부 ‘오늘’] 1957년 5월 5일,  ‘대한민국 어린이헌장’ 제정·공포5월 5일은 94회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는 1921년 소파 방정환(1899~1931)이 처음 쓴 이래 아동을 가리키는 낱말이 되었다. 어린이날은 소파가 조직한 천도교 소년회 창립 1주년을 기념하여 ‘십 년 후 조선을 려(廬)하라’는 전단을 시내에 배포하고 ‘어린이의 날’의 취지를 거리에서 선전하면서  처음 제정되었다.  [관련 글 : ‘어린이’ 해방의 기수 방정환은 ‘사회주의자’였다] 이듬해(1923) 5월 1일, ‘어린이날’ 기념식을 거행하고 조선소년운동협회 주최의 제1회 ‘어린이날’ 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날 ‘어른에게 드리는 글’, ‘어린 동무에게 주는 말’, ‘어린이날의 약속’이란 전단 12만 장이 배포되었다.. 2024. 5. 4.
⑦ 입하(立夏), 나날이 녹음(綠陰)은 짙어지고 여름의 첫 번째 절기 입하(立夏)5월 6일(2024년은 5월 5일), 어린이날 대체 휴일은 ‘입하(立夏)’다. 24절기 중 7번째 절기이자 여름의 첫 번째 절기인 입하는 곡우(穀雨)와 소만(小滿) 사이에 들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절후이다.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맥량(麥凉), 맥추(麥秋)라고도 하며, ‘초여름’이란 뜻으로 맹하(孟夏), 초하(初夏), 괴하(槐夏), 유하(維夏)라고도 부른다. 입하는 봄도 완연히 무르익어 여름으로 옮아가는 시기다. 산과 들에는 나무와 숲의 연둣빛 신록(新綠)이 점차 짙어지고 묘판에는 볍씨의 싹이 터 모가 한창 자란다. 논에서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이어지고, 밭의 보리 이삭이 패기 시작할 시기다. 며칠 동안 서늘했던 날씨는 어저께부터 20도가 넘는 여름.. 2024. 5. 4.
62위로 ‘추락’한 한국의 ‘언론자유지수’, '문제 있음' 국경 없는 기자회 발표 ‘ 2024년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 47위에서 하락지난해 47위에서 올해는 62위, ‘문제 있음’ 그룹으로 추락 세계 언론자유의 날인 5월 3일,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발표한 2024년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62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가 47위로 하락한 데 이은 결과다. 한때 3년 연속으로 아시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한국의 순위가 윤석열 정부 2년 만에 60위권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관련 글 : 한국, 2023년 ‘세계 언론자유 지수’ 순위 47위로 하락]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2007년에는 30위권이었던 순위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에 69위로 떨어졌고, 박근혜 정부 때도 70위(2016)까지 하락했었다. .. 2024. 5. 3.
‘복장(腹臟)’, ‘긁고’, ‘타고’, ‘터지고’ ‘뒤집힌다’ [가겨 찻집]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빈손 회담’, 국민들 ‘복장을 뒤집었다’이른바 ‘영수회담’으로 불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현 정부 출범 720일 만의 회담은 결국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로 막을 내린 듯하다. 회담 뒤에 온갖 매체에서 이 회담에 대한 평가들이 만발했다. 이 가운데, 백미는 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했다는 ‘복장 터진다’가 아닐지 모르겠다.   ‘복장 터진다’, 사투리 아니고 표준말이다 이는 회담 다음 날(4.30.) 방송된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바로가기]에서 정치평론가 김준일이 전한 내용이다. 김준일은 “찾아보았더니 이 말이 사투리더라, 사투린데 표준어처럼 쓴다”고 이야기했다. 이 영상을 보다가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오래 기자로 일한 김준일 평론가에게.. 2024. 5. 2.
[오늘] 첫 메이데이(May Day),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역사 공부 ‘오늘’] 1890년 5월 1일, 첫 노동절 행사1890년 오늘(5월 1일)은 역사상 첫 번째 메이데이(노동절)였다. 많은 국가의 노동자들은 저마다 자기 나라의 형편에 맞는 형식과 방법으로 메이데이 행사를 벌였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에서는 1일 총파업의 형태로, 독일과 영국에서는 5월 첫째 일요일에, 다른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저녁 시간 대중 집회의 형식으로 첫 노동절 행사를 치렀다. 노동자들이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며 파업과 시위를 벌이자, 자본가들은 이들의 메이데이 기념 시위가 확산하는 걸 막으려 갖은 애를 썼다. 자본가와 결탁한 국가 권력의 탄압과 방해가 이어졌지만, 노동자들은 행사를 멈추지 않았다.  첫 노동절 행사, ‘노동이 멈추면 세계도 멈춘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 2024.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