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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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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박한 민얼굴의 산수유 마을 ‘의성 화전리’ [여행] ‘봄이 와도 다 봄이 아닌 날’의 산수유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내가 아는 한 가장 빨리 피는 봄꽃은 산수유다(비슷한 시기에 피는 생강나무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다른 꽃이다). 견문 짧은 아이들이 가끔 ‘개나리가 나무에 피었냐’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이 꽃은 개나리처럼 잎보다 먼저 피는 노란 꽃과 가을에 길쭉한 모양의 빨갛게 익는 열매 때문에 더 유명하다. 80년대 이후 중·고등학교를 다닌 이들은 아마 산수유를,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던 김종길 시인의 시를 통하여 거꾸로 기억할 듯하다. 시 ‘성탄제(聖誕祭)’에서 열병을 앓으며 잦아들던 아들의 어린 목숨을 위하여, 젊은 아버지가 눈 속을 헤치고 어렵게 구해 온 약이 바로 ‘붉은 산수.. 2023. 8. 29.
소멸의 시간을 건넌 돌탑들 [안동의 탑 이야기 ②] 의성 지역 탑 기행 [안동의 탑 이야기 ①]저 혼자 서 있는 탑들 [안동의 탑 이야기 ③]‘국보 맞아?’ 잊히고 있는 우리 돌탑들 [안동의 탑 이야기 ④]천년 고탑(古塔)에 서린 세월과 역사를 되짚다 절집의 금당 앞에 자리 잡지 못하고 저 혼자 서 있는 불탑은 외로워 보인다. 옛 절터가 희미하게나마 남아 그 절의 이름을 자랑처럼 달고 선 탑들은 그래도 덜 쓸쓸해 뵌다. 그러나 어디에도 절이 있었던 흔적 따위를 찾을 수 없는 산기슭이나 호젓한 빈터에서 제 그림자를 의지하고 선 탑의 모습에서 소멸의 시간과 그 유장한 흐름이 얼핏 느껴진다. 바람 부는 경주 황룡사지에서 널찍한 금당과 목탑 터, 거대한 주춧돌을 바라보는 답사객들을 압도하는 것은 바로 그 같은 시간과 역사의 무게이다. 기.. 2019.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