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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퇴화2

손가락 연골이 다 닳았다고? 설마! 손가락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더니 꽤 오래, 그러니까 서너 달 이상 괴로웠던 오른손 통증 때문에 늘 가던 동네 정형외과 대신 다른 병원을 찾았다. 아니, 서너 달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도 어깨 통증과 함께 손이 아파서 병원을 찾았으니 이는 거의 여덟 달째다. [관련 글 : 마음과 무관하게 몸은 ‘쇠’한다] 동네 병원에서도 진료를 한 차례 받았는데, 원장 대신 근무하는 늙수그레한 의사는 관절염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약과 물리치료를 처방해 주었다. 물리치료실에서는 나는 두 번째 파라핀 치료를 받았고 나흘 동안 약을 먹었다. 손가락 연골이 다 닳았다? 다소 차도가 있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병원에 가서(이도 이른바 ‘의료 쇼핑’에 해당하는 걸까?) 제대로 사진도 찍어보자며 몇 날 며칠을 벼른 끝에 시내 쪽.. 2021. 6. 30.
몸, 삶, 세월 삶과 세월 속에 쇠락하는 몸 언제부터인가 옷을 벗으면 편해졌다. 겉옷이 아니라 속옷까지 죄다 벗고 알몸이 되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알몸을 드러내는 것을 금기시하는 세상, 선택은 자유롭지 않다. 옷을 벗고 있어도 가능한 공간이란 고작 욕실 정도다. 범위를 조금 더 넓혀보아도 침실을 넘지 못한다. 알몸이 될 수 있는 상황이란 거기가 거기다. 욕실에서 몸을 씻거나 침실에서 속옷을 갈아입을 때다. 몸을 씻고 나서 속옷을 꿰는 일이 번거롭다고 느껴지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집안에 아내만 있을 때는 맨몸으로 욕실을 나선다. 그리고 이 방 저 방을 거리낌 없이 드나들며 볼일을 본다. 처음에는 민망해하던 아내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알몸, ‘옷’으로부터의 해방 옷으로부터의 해방은 모든 구속에서 벗어난.. 2020.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