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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텃밭농사2

텃밭 농사, 그걸 기름값으로 환산할 순 없다 다시 ‘텃밭’을 가꾸며 어제는 처가 마당에 가꾸어 놓은 텃밭에 다녀왔다. 그제 내린 비로 시퍼렇게 여물어가고 있는 고춧잎과 제법 실해진 고추나 가지는 물론이고, 다닥다닥 다투어 열린 방울토마토를 바라보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저께 산 알루미늄 지지대를 고추와 가지 옆에다 세우고 끈으로 묶어주었다. 밀짚모자를 써도 두 시간 남짓 일하는 동안 쉬지 않고 땀이 흘러내렸지만 그게 별로 싫지 않았다. 고추는 키가 성큼 자라지는 않았지만 들여다보면 열매가 제대로 달렸다. 가지도 줄기가 거의 비스듬히 눕다시피 기울어졌는데도 제법 큰 가지가 열렸으며 순이 얼기설기 얽힌 방울토마토도 빽빽했다. 상추와 쑥갓은 4월 초에 씨를 뿌려두었지만, 텃밭 농사를 제대로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중순도 넘어서다. 지난해 장모님을 배웅.. 2021. 7. 7.
[2008] 수확, 그리고 파농(罷農) 고추농사, 수확과 동시에 밭을 엎었다 내 고추 농사가 끝났다. 지난 10월 30일에 마지막, 몇 남지 않은 고추를 따고 나서 나는 고춧대를 뽑아 얌전하게 고랑에다 뉘어 놓는 것으로 2008년도 내 텃밭 농사를 끝냈다. 마땅히 검은 비닐마저 걷어내야 하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밭 한쪽의 가지도 포기째로 뽑아 놓았다. 여느 해처럼 올 농사도 우연히 시작했다. 밭을 일구어 고추 모종을 심은 게 지난 5월 10일이다. 땅이 척박해 제대로 작물이 자랄 것 같지 않았던 농사였는데, 자연과 생명의 힘은 놀랍다. 내 고추는 그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쏠쏠하게 내게 풋고추를 선사해 주었고, 얼마간의 고춧가루가 되어 주었다. 그간 여러 번 딴 얼마 되지 않은 익은 고추를 아내는 가위로 썰어서 베란다의 부실한 햇볕.. 2020.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