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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친일부역2

노천명, 여성 화자를 앞세운 친일시들 ‘사슴’의 시인도 일제에 부역했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은 시인 노천명(盧天命, 1912~1957)의 「사슴」을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한 퀴즈 프로그램에서 유명 연예인이 과감히 ‘기린’이라고 답하여 장안의 화제가 되었듯 목이 길기로는 기린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기린도 목이 길어서 슬픈가? 사슴이 ‘목이 길어서 슬픈 짐승’이 된 것은 한 시인의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로운 삶’을 노래한 시에서 ‘사슴’은 곧 감정 이입의 기법으로 투영된 시인 노천명 자신이었다. 일제에 부역한 「사슴」의 시인 내가 우리 현대시를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때 한림출판사에서 펴낸 『영원한 한국의 명시』를 통해서였다. 나는 집안을 굴러다니던 세로쓰기의 이 장정 본 시집으로.. 2021. 5. 16.
30년 문학교사가 추적한 친일문인의 민낯 [책이 나왔습니다] 책이 나왔다. 원고를 넘긴 게 지난해 11월 중순이니 432쪽짜리 단행본 1권이 나오는 데 꼬박 다섯 달이 걸렸다. 물론 난생처음 펴낸 책이다. 블로그 '이 풍진 세상에'를 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끼적인 지 10년이 넘어서다. 책이 나왔다는 걸 실감한 건,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이 가능해지면서다. 젊은 시절 한때, 문학에 뜻을 두기도 했지만, 교직에 들어 서른을 넘기면서 '문학'에 관심을 끊은 이후 나는 한번도 글쓰기를 고민하거나 쓰고 싶다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고 살았다. 스무 해쯤 지나, 오래 몸담은 교원단체 활동에서 놓여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꾸리게 되면서 나는 한두 편씩 끄적인 글로 '블로그'에 입문했다. 블로그에서 글쓰기 시작 오마이뉴스 블로그에 모두 1700편이 넘는 글을 쓰.. 2019.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