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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치유2

텃밭 농사, 그걸 기름값으로 환산할 순 없다 다시 ‘텃밭’을 가꾸며 어제는 처가 마당에 가꾸어 놓은 텃밭에 다녀왔다. 그제 내린 비로 시퍼렇게 여물어가고 있는 고춧잎과 제법 실해진 고추나 가지는 물론이고, 다닥다닥 다투어 열린 방울토마토를 바라보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저께 산 알루미늄 지지대를 고추와 가지 옆에다 세우고 끈으로 묶어주었다. 밀짚모자를 써도 두 시간 남짓 일하는 동안 쉬지 않고 땀이 흘러내렸지만 그게 별로 싫지 않았다. 고추는 키가 성큼 자라지는 않았지만 들여다보면 열매가 제대로 달렸다. 가지도 줄기가 거의 비스듬히 눕다시피 기울어졌는데도 제법 큰 가지가 열렸으며 순이 얼기설기 얽힌 방울토마토도 빽빽했다. 상추와 쑥갓은 4월 초에 씨를 뿌려두었지만, 텃밭 농사를 제대로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중순도 넘어서다. 지난해 장모님을 배웅.. 2021. 7. 7.
밭, 혹은 ‘치유’의 농사 농사를 지으며 작물과 함께 농사꾼도 ‘성장’한다 오랜만에 장모님의 비닐하우스에 들렀다. 여든을 넘기시고도 노인은 자식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억척스레 몸을 움직여 한 마지기가 훨씬 넘는 밭농사를 짓고 계신다. 북향의 나지막한 산비탈에 있는 밭에는 모두 세 동의 비닐하우스가 있는데 두 동은 나란히 나머지 한 동은 맞은편에 엇비슷하게 서 있다. 예년과 같이 주가 되는 작물은 역시 고추다. 해마다 우리 집을 비롯하여 경산과 부산에 사는 동서, 처고모 댁의 김장용 태양초가 여기서 나는 것이다. 키가 훌쩍 큰 품종인데 가운뎃손가락 굵기의 길쭉한 고추가 벌써 주렁주렁 달렸다. 유독 장모님 고추만이 인근에서 가장 빠르고 굵고 실하게 열린다고 아내는 자랑인데, 아마 그건 사실일 것이다. 오른쪽 비닐하우스 위쪽은 .. 2019.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