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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취향2

아이들의 글, 순위를 매겨주세요 한글날 기념 백일장 입상작, 순위를 한 번 매겨주세요 우리 학교의 한글날 기념 백일장은 12일에 열렸다. 한글날인 9일은 ‘놀토’였고, 그다음 주 토요일인 16일에는 다른 행사가 겹쳤기 때문이다. 해마다 내가 제목을 챙겼지만, 올해는 시를 쓰는 동료 교사에게 부탁했다. 아이들에게 주어진 제목은 ‘책’, ‘꿈’, ‘교실’, ‘향기’ 등 네 개였다. 글쓰기는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남학생과 비기면 훨씬 섬세한 감수성의 여자아이들이지만 얘들에게도 이런 형식의 글쓰기는 쉽지 않다. 두 시간 동안 원고지를 붙들고 끙끙대긴 했지만, 정작 아이들의 글 가운데 ‘정말 잘 썼다’ 싶은 글은 그리 많지 않다. 한 일주일쯤 아이들의 글을 책상 위에 묵혀 두었다가 담당 교사의 채근을 받고서야 서둘러 읽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2021. 10. 28.
어버이를 닮아가는 노년, 혹은 유전하는 피의 이력들 노년에 우리는 자신의 모습에서 어버이를 발견한다 자식들은 부모를 닮는다. 생김새는 말할 것도 없고 성정도 닮는다. 오죽하면 ‘씨도둑은 못 한다.’는 속담까지 생겼을까. 이들 핏줄이 보여주는 닮은꼴의 전개는 ‘유전자의 위대성’을 실증한다. 그러나 사소한 버릇까지도 닮아가는 이 ‘피의 기적’은 인간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자식들이 부모를 빼닮은 게, 마치 같은 틀에서 찍어낸 풀빵처럼 형상이 같다 하여 ‘국화빵’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이 ‘국화빵’ 현상은 혈연 가족의 유대를 확인해 주지만 그게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부모는 자식에게 우성인자만을 물려주지 않고 때론 열성인자도 전해주기 때문이다. 싱크로율 100%, 어버이를 닮아가는 노년 세상에 그 자식이 닮고 싶은 부모만 있는 것은 아니다. .. 2019.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