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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최인훈2

2024, 총독의 소리 - ‘패전으로 형성된 질서 부인’의 한길로 최인훈 연작 소설 ‘총독의 소리’ 오마쥬 (2) 는 작가 최인훈의 연작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가상한 신식민지 현실을 배경으로 패전 후 지하로 들어간 조선총독부의 총독이 유령 방송을 통해 반도의 재점령을 노리고 있는 상황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 가상의 인물인 총독의 모습은 일련의 연설 속에 감춰져 있을 뿐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작가는 인물의 행위가 없는 담화 상황만으로 짜인, 서사적 규범을 뛰어넘는 형태적 파격을 통해 새로운 문학적 인식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 글은 작가의 작품 형식과 그 일부 내용을 빌려 2008년의 한국, 그리고 한일관계 등을 다루고 있다. 글 가운데 원작을 인용한 부분의 글자는 붉은 색깔로 표시하였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조선총독부 지하부가 보내드리는 유령 .. 2024. 3. 17.
춘향의 선택, ‘정렬부인’인가 ‘인간 해방’인가 [남원의 사랑 ①] 춘향과 몽룡, 고전 과 최인훈의 현대소설 사이 [남원의 사랑 ②] 신과 인간의 대결, 혹은 인간과 영혼의 만남 지난 1월 초순에, 남원을 다녀왔다. 서른몇 번째 혼인기념일이라 집을 나섰지만, 목적지가 굳이 남원일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나는 지난해 말에 확장 개통했다는 ‘광주-대구 고속도로’를 타는 여정을 떠올렸고 여러 번 스쳐 지나가면서도 한 번도 제대로 들르지 못한 도시 남원을 기억해 낸 것뿐이었다. 88올림픽고속도로는 광주 학살로 집권한 신군부가 광주와 대구 간 화합을 명분으로 1981년에 착공하여 1984년에 개통한 도로다. 그러나 중앙 분리대도 없는 편도 1차로에 불과한 88올림픽고속도로를 달려본 사람은 모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한다. 길만 좁은 게 아니라 길의 물매.. 2019.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