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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쪽파4

[2023 텃밭 농사] ⑱ 올 텃밭 농사, 마무리하고 가을 채소만 남았다 개운하지 않게 마무리한 고추 농사, 마음이 ‘헛헛하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고추를 비롯하여 가지, 토마토, 호박, 박 등 함께 시작한 텃밭 농사, 마무리가 가까워졌다고 쓴 게 8월 23일이다. 고춧가루 세 근과 올해 유난히 부지런히 열려서 쏠쏠하게 따먹은 호박과 박, 그리고 늘 왕성한 생산력을 자랑해 온 가지까지 한목에 정리해야 할 때가 됐다고 본 것이다. [관련 글 : 텃밭 농사, 마무리할 때가 가까워진다] 8월 25일에 가서 고추를 한 차례 더 땄다. 남은 건 거의 병든 놈이었고 병은 푸른 고추에까지 이미 번졌다. 언짢은 마음을 달래준 건 그것도 마지막 수확일 듯한 호박과 박 여러 덩이였다. 9월 1일에 마지막 고추를 따고, 성한 데가.. 2023. 10. 2.
[2022 텃밭 농사 ①] 고추 농사는 쉬고, 가볍게 시작했지만… 올해는 고추 농사를 쉬어가기로 했다. 지난해엔 고춧가루 22근을 수확하면서 이태째 농사지은 보람을 만끽했다. 그러나 그런 결과를 거두기까지 우리 내외가 감당해야 했던 수고가 만만찮았다. 무엇보다 다시 병충해와 싸울 엄두가 나지 않았고, 시시때때로 소환되는 밭일로 나는 일상이 흐트러짐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관련 글 : 고추 농사, 스무 근 수확 이루고 접었다] 결론은 일찌감치 1년을 쉬어가는 것으로 정리됐다. 아내는 고구마나 땅콩을 심어서 그거나 거두고 그밖에는 식탁에 오를 만한 채소 몇 가지나 가꾸자고 했다. 올해에 따로 3월 전에 미리 거름을 뿌리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4월께에 퇴비 두 포를 사서 텃밭에 대충 뿌려둔 것은 그래서였다. 지난해 수확을 끝내고 버려둔 텃밭에 시금치를 심어놓고 지난겨울.. 2022. 5. 21.
[2017 텃밭 일기 5] 따, 말아? 감나무 꼭대기의 호박 감나무 꼭대기까지 오른 호박 바람 온도가 심상찮다. 한여름이 고비를 넘겼다 싶었는데 어느덧 계절은 가을로 곧장 들어서 버린 것이다. 갈아엎은 묵은 텃밭에 쪽파를 심은 게 지난달 말이다. 그다음 주에는 쪽파 옆에다 배추 모종을 심고 무씨를 뿌렸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데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건 정한 이치지만, 얼치기 농부는 제가 한 파종도 미덥지 못하다. 심긴 심었는데 쪽파가 싹이 트기나 할까, 배추 모종 심은 건 죽지 않고 뿌리를 내릴까 하고 지레 걱정이 늘어진 것이다. 어제 아침 텃밭에 들러 우리 내외는 새삼 감격했다. 쪽파는 쪽파대로 듬성듬성 싹을 내밀었고, 뿌리를 내릴까 저어했던 배추도 늠름하게 자라 있었기 때문이다. 밭 귀퉁이 한구석에서 볕도 제대로.. 2021. 9. 16.
[2017 텃밭 일기 4] 탄저가 와도 ‘익을 것은 익는다’ 지난 일기에서 밝혔듯 장마 전에 찾아온 불청객, 탄저(炭疽)를 막아보겠다고 우리 내외는 꽤 가상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어 내키진 않았지만 나는 아내의 성화에 식초 희석액을 여러 차례 뿌렸다. 내가 좀 뜨악해하는 눈치를 보이자 아내가 직접 분무기를 메고 약을 친 적도 있을 정도였다. [관련 글 : 진딧물 가고 탄저 오다] 아내가 일이 있어 두 번쯤은 나 혼자서 텃밭을 다녀왔다. 지지난 주에 시간 반쯤 걸려 익은 고추를 따는데 탄저로 흉하게 말라 죽고 있는 고추를 보면서 안타까운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한두 주쯤 먼저 가꾼 묵은 밭은 이미 손쓸 수 없을 정도여서 다음번에 들를 때는 밭을 갈아엎어야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탄저는 ‘자낭균류에 의해 일어나는 식물의 병’()이다. ‘탄저.. 2021.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