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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주시경2

한글날 낙수(落穗) 한글날 이삭줍기 모든 행사를 토요일 특별활동 시간으로 집중시키는 까닭에 내가 기안한 ‘한글날 기념 교내 백일장’은 다음 주 토요일(18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공교롭게도 금주 토요일은 ‘놀토’인 까닭이었다. 그러나 그 흔해 빠진 교내 백일장도 계획에 없는 학교에 그걸 치르게 되었다는 걸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나는 아이들에게 문병란 시인의 ‘식민지의 국어 시간’을 읽어주고, 주시경 선생 등 국어학자 몇 분의 이야기를 잠깐 했다. 또 나는 한글이 얼마나 정보화에 적합한 문자인가를 휴대전화의 문자 입력 방식을 비교하며 설명해 주었다. 26자의 알파벳을 9개의 자판에 두셋씩 배정해야 하는 영어에 비해 한글은 17자(삼성), 12자(엘지)만으로도 필요한 모든 문자를 입력할 수 있다고 했더니 아이들은 머리를 끄덕.. 2021. 10. 9.
‘세상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 한글 563돌 한글날을 맞으며 내일은 훈민정음 반포 제563돌을 기념하는 한글날이다. 2005년 우여곡절 끝에 국경일의 지위를 회복하였지만, 여전히 공휴일과는 거리가 먼 날이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나는 태극기를 달고 양복을 입고 출근할 것이며, 아이들에게 문병란 시인의 ‘식민지의 국어 시간’을 읽어 줄 것이다. 조회를 열어 한글날 기념식을 치르는 것은 이제 아득한 전설이 되었다. 0교시 보충수업으로 하루를 열고 보충수업과 야간자습으로 하루를 닫는 2009년의 인문계 고등학교는 여전히 바쁘고 고단하기만 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놀토’ 때문에 다음 주말로 밀린 ‘한글날 기념 백일장’이 그나마 이날을 기억하는 유일한 시간이다. 비록 ‘영어 몰입교육’ 소동으로 통치를 시작한 정권이긴 하지만, ‘한글날’은 국.. 2019.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