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일 중편소설 아메리카1 씀바귀와 고들빼기, 혹은 이마를 맞댄 ‘민초’의 삶 저혼자 자라는 봄꽃, 씀바귀와 고들빼기 아파트 주변에도 봄꽃이 여럿 피어 있다. 심어서 가꾼 꽃들 한편에 저절로 자라 군락을 이룬 꽃, 씀바귀와 고들빼기가 지천이다. 얼른 봐서는 잘 구분도 되지 않을 만큼 씀바귀와 고들빼기는 서로 닮았다. 둘 다 국화과의 식물인데 우리 민족은 예부터 씀바귀와 고들빼기를 식용해 왔다. 씀바귀는 이른 봄에 뿌리와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다. 우리 지역에선 씀바귀를 ‘신냉이’라 불렀다. 씀바귀의 줄기나 잎을 자르면 흰 즙이 나오는데, 이 즙은 쓴맛이 난다. 씀바귀를 ‘고채(苦菜)’라 부르는 까닭이다. 고채 씀바귀, 그 쓴맛을 깨닫게 한 나이 어릴 적에는 나는 그 쓴맛을 꺼려서 신냉이를 잘 먹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그 쓴맛이 입맛을 돋우는 묘한 풍미가 있다는 걸 알았다... 2021. 5.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