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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정년퇴임2

정년퇴임, 떠나는 이들의 뒷모습을 생각한다 이 땅에서 평교사로 살아가기 3월 인사발령에서 평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 발령을 받은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다. 거기 아무런 관심이 없는 탓이다. 누가 교감이 되었건, 누가 교장이 되건 그건 나와는 무관한 일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고 주변의 동료들도 비슷한 이들로 넘치니 그런 쪽의 뉴스엔 캄캄하기만 하다. 교직에 들어온 지 햇수로는 25년째다. 통상의 경우라면 승진이 남의 얘기가 아닐 터이다. 그러나 설사 거기 뜻을 둔다고 해도 까먹은 세월 덕분에 후배들보다 호봉이 낮은 터라 언감생심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승진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온 것이다. 몇 해 전이다. 부산에서 처가 행사가 있어 갔더니 처사촌 몇이 나를 보더니 반색하고 묻는다. 자형, 이제 교감 될 때 된 것 아닌가요? 어이가 없어서 .. 2022. 3. 18.
‘퇴직’의 길목에서 퇴직, 몸이 채근하기도 한다 올 2월에 수학 교사 한 분이 정년이 되어 학교를 떠났다. 마주 보고 있어서 간간이 이야기도 나누곤 하는 사이였다. 수학에는 나름 일가를 이룬 분이라고 알려졌지만 짬이 날 때마다 문제 풀이에 골몰하던 분이었다. 학교장이 고등학교와 대학 동기여서 승진파와 이른바 ‘교포(교감 포기)’의 살아 있는 보기가 아니었나 싶다. 멈춰진 ‘퇴임 시계’ 술과 담배를 꾸준히 하면서도 금오산을 쉬지 않고 오를 수 있는 노익장이었다. 그분은 퇴임하면서 어떤 행사도 마다하고 친목회에서 마련한 회식에서 꽃다발 하나 받고, 마지막 인사말도 기어코 사양하고 떠났다. 그게 맞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이 있었다. 건강한 모습으로 정년을 채우고 떠났지만, 그의 뒷모습은 쓸쓸해 보였다는 말이다... 2021.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