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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작별2

봄을 기다리며 학년말, 봄을 기다리며 내일로 방학 중 보충수업이 끝난다. 방학식 다음 날부터 24일간의 강행군이다. 하루에 다섯 시간. 오전 8시 10분에 시작되는 수업은 오후 1시 10분에 끝난다. 온순해 학교의 방침을 잘 따르는 아이들은 그래도 비교적 성실하게 학교에 나왔다. 양말을 껴 신게 한 추위 올겨울 추위는 정말 매웠다. 기온이 영상인 날이 며칠 되지 않았고 눈도 여러 번 내렸다. 최신식의 시스템 난방장치가 가동되었지만, 교실은 추웠다. 이미 5, 6년이 넘은 낡은 시설이어서 난방장치가 제 기능을 잃었는가. 따뜻한 바람이 나와야 하는데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바람 앞에서 아이들은 어깨를 잔뜩 웅크리곤 했다. 추운 건 아이들만이 아니다. 교무실도 썰렁하긴 매일반이다. 나는 그간 빼놓지 않고 내복을 입었고, 아침.. 2022. 1. 22.
2월, 그리고 작별 2월, 그리고 작별의 시간…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눈발이 흩날렸다. 눈송이가 제법 푸짐하다 싶었지만 잠깐 내리다 그칠 거로 생각했는데 웬걸, 눈발은 그치지 않고 이내 사방을 하얗게 물들였다. 2010학년도의 마지막 날이다. 게다가 눈까지 오니 아이들도 좀 들떠 있는 듯했다. 간밤에 좀 일찍 자리에 들었더니 새벽 3시께에 잠에서 깨어 새로 잠들지 못했다. 건넌방에 가서 어제치 신문을 뒤적거렸다. 한 시간쯤 후에 다시 간신히 새 잠이 들었는데, 꿈자리가 어지러웠다. 아이들과 함께 어디 수학여행을 갔는가 보다.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는데 3층쯤 되는 숙소가 폭삭 무너져 내렸다. 주변의 땅도 마구 꺼지기 시작하고……. 깨어나니 얼마나 황당한지. 게으른 담임을 잘도 따랐던 살가운 아이들 아침에 넥타이를 매려.. 2019.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