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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유수봉하해2

고별-나의 ‘만학도’들에게 방송통신고 졸업생 여러분께 어떤 형식으로든 나의 만학도, 방송고 졸업반인 당신들에게 마음으로 드리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걸 나는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설날 연휴에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바람에 마땅히 시간을 낼 수가 없었습니다. 졸업식은 14일이고 여행에서 돌아온 것은 12일입니다. 호기롭게 떠난 여행이었지만 강행군을 하면서 여독이 만만찮았고, 거기다 가족 모두가 독감을 앓기 시작했습니다. 오한과 발열로 하룻밤을 꼬박 밝히면서 저는 문득 이게 내가 31년을 머문 학교를 떠나면서 치러야 할 통과의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만학도들에게 건네는 고별인사 여행의 첫 3일은 좀 무더웠고 마지막 날은 추웠습니다. 공항에서 몸을 잔뜩 오그리고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그런 생각은 더해졌습니다. 귀가해 하룻밤을 .. 2022. 2. 19.
끊임없이 흘러 큰 바다를 만나라 - ‘옥련(玉蓮)’의 딸들에게 옥련의 딸들에게 남기는 글 여러분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안동을 떠나왔습니다. 여러분들이 2011학년도 종업식을 치르고 있을 때 나는 짐을 꾸리느라 바빴습니다. 여느 학교처럼 운동장이나 강당에 모여서 하는 종업식이라면 눈인사라도 나눌 수 있었겠지만, 방송으로 진행하는 종업식은 본부 교무실에는 중계되지도 않았습니다. 전보 인사명령이 나기도 전에 학년도가 끝나니 떠나게 될 교사들은 이임 인사도 할 수 없습니다. 결국, 공식적인 인사도 하지 못하고 교사들은 다음 임지로 가는 것이지요. 아마 여러분들은 새 학년도 시업식 날 이임 교사들의 전보 상황을 전해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일찌감치 여러분에게 일러준 대로 구미 지역으로 옮겨 왔습니다. 구미는 비교적 큰 도시여서 국어교사 한 사람의 자리는.. 2019.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