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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위기2

“통일, 안 되었으면 좋겠어요.” ‘통일’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생각 지난달 일이다. 6·15 남북공동선언 9돌을 맞아 아이들에게 분회에서 준비한 ‘통일 사탕’을 나누어주었다. 6·15선언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단일기가 그려진 종이를 나눠준 뒤, 나중에 시간 나는 대로 ‘통일’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적어 보라고 했다. 막대 달린 사탕을 빨아 먹는 아이들은 즐거워 보였다. 통일은 먼 데다 어렵고, 사탕은 가깝고도 달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혼자 속으로 웃었다. 한동안 잊고 있다가 아이들에게 종이를 받아보았다. 한 줄이라도 감상을 적은 아이는 얼마 되지 않았다. 대신 제법 논리적인 의견이 많았다. 충분히 짐작한 일이긴 했지만, 나는 얼결에 따귀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모두 14명이 의견을 적었는데 반대는 7명, 다소 유보적인.. 2021. 7. 4.
글쓰기, ‘종이 위에서 생각하기(think on paper)’ 글쓰기, 성장과 성찰의 과정 좀 민망하긴 하다. 블로그를 열고 ‘나의 블로그 편력기’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주절댄 게 2007년 2월 2일이다. 그때 난 뒤 늦게 인터넷에다 ‘생각의 거처’를 마련한 그럴듯한 이유를 대고 싶었을 것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삶의 심상한 어떤 장면들도 그것만으로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걸 어렴풋이 깨달은 듯하다. 그것은 작게는 기억과 시간의 결과물이거나 오롯한 원인이기도 하고, 때로는 시대와 상황의 연속선 위에 존재하고 있는 ‘어떤 것’이었다. 나는 내 무심한 글쓰기가 개인적으로 내 삶에 대한 소박한 성찰이면서 동시에 우리네 삶이 무심한 얼굴 뒤에 감추고 있는 진실의 편린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 글에 무어 대단한 메시지 따위가 들어 있다고 믿는 것은 결코.. 2019.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