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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원통전2

팔공산 골짜기에서 ‘철 이른 봄’을 만나다 물줄기를 다잡은 왕실 원당, 파계사(把溪寺) 옛 친구들과의 모임에 다녀오는 길에 팔공산 파계사(把溪寺)에 들렀다. 파계사는 804년(애장왕 5) 심지(心地) 왕사가 창건한 절로 인근 본사인 동화사(桐華寺)의 말사다. 계율을 따라 수행하는 납자(衲子)들의 도량이니 그럴 리 없건만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중생들은 ‘파계(破戒)’를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파계는 ‘잡을 파(把), 시내 계(溪)’의 파계니, 아홉 갈래나 되는, 절 좌우의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따라 땅의 기운이 흘러나가는 것을 방비한다는 의미다. 진동루(鎭洞樓)라는 이름 역시 골짜기‘동(洞)’의 지기를 눌러 준다[진(鎭]’는 뜻을 담고 있다. 누각 아래로 보이는 인공 못 은 바로 물줄기를 따라 흘러나온 기를 모으는 곳인 셈이다. 일주문을.. 2022. 1. 14.
[사진] 천등산(天燈山)의 봄 봉정사 깃들인 천등산의 봄 지난 4월의 마지막 날에 천등산에 올랐다. 거의 이태만이다. 5월로 가는 계절은 소담스러운 철쭉꽃의 행렬과 신록의 물결 속에서 의연하게 사람들을 맞고 있었다. 산은 늘 거기 있는 그대로다. 거기 드는 사람의 마음이 희로애락의 곡절 속에 헤맬 뿐.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 봄은 그득하다. 2008. 5. 3. 낮달 2020.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