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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요절2

카프 영화의 상징 김유영, 잊혀서 외로운 별로 남았다 구미 출신 사회주의 영화인 김유영 약전(略傳) 구미시 고아읍 원호리 원호초등학교 뒷담과 도로 사이의 공터에는 기념비 하나와 화강암 조형물이 몇 기가 세워져 있다. 길에 바투 붙어 있어도 행인이든 지나는 차량에서든 눈에 띄는 자리가 아니어서 거기 그런 기념물이 있다는 사실은 지역 주민들도 잘 모른다. 당연히 찾는 이들도 거의 없다. 카프 영화의 상징적 존재 김유영 기념비의 주인공은 원호리 출신의 영화인 김유영(金幽影, 본명 영득, 1908~1940)이다. 그는 “영화를 작가의 것이 아닌 민중의 것, 사회주의적 교화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시각”(김종원)으로 ‘무기로서의 예술론’을 견지한 카프(KAPF) 영화의 상징적 존재였다. 원호리에서 천석지기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구미 공립보통학교를 나와 대구 공립.. 2021. 12. 6.
김종한, 덧없는 이미지와 서정성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을 쓴 시인의 낯부끄러운 친일시 이 글은 2019년 5월에 출판된 단행본『부역자들-친일 문인의 민낯』(인문서원)의 초고임. [관련 기사 : 30년 문학교사가 추적한 친일문인의 민낯] 능수버들이 지키고 섰는 낡은 우물가 우물 속에는 푸른 하늘 쪼각이 떨어져 있는 윤사월(閏四月) — 아즈머님 지금 울고 있는 저 뻐꾸기는 작년에 울던 그놈일까요? 조용하신 당신은 박꽃처럼 웃으시면서 두레박을 넘쳐흐르는 푸른 하늘만 길어 올리시네 두레박을 넘쳐흐르는 푸른 전설(傳說)만 길어 올리시네 언덕을 넘어 황소의 울음소리는 흘러오는데 — 물동이에서도 아즈머님! 푸른 하늘이 넘쳐흐르는구료 -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風景)」, 《조선일보》(1937년 1월) 김종한(金鍾漢·月田茂, 1914~1944)의.. 2021.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