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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영화3

‘가능성과 희망’ - 학교 축제 풍경 학교 축제가 보여준 가능성, 혹은 희망 어저께 학교는 축제를 치렀다. 한여름, 아닌 7월 중순에 웬 축제? (이게 말이 되나?) 기말시험은 치렀겠다, 방학을 하루 앞둔 절묘한 시점, 다행히 날씨는 선선했다, 이러면 말이 될까? 되기는 되겠다. 짐작했겠지만 이게 이 무한 입시경쟁 시대에 한 여학교가 선택한, ‘비켜 가기’ 축제다. ‘비켜 가기’ 축제라 함은 생색(축제 치렀어!)은 적당히 내면서 그것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축제를 전후해서 아이들이 받는 영향 따위는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전략적 사고(?)를 이른다. 축제를 준비한 시간은 기말시험을 마치고 난 뒤 닷새 남짓. 덕분에 그래도 학습실에 들어앉아 책을 파는 아이들을 빼면 모처럼 학교 안에 활기가 넘쳤다. 재잘대고 비명을 지르고 까르르 웃음보를 .. 2021. 7. 14.
<부당거래>, 영화와 ‘현실’ 사이 류승완 감독의 영화 (2010) 영화가 환기해 주는 씁쓸한 ‘현실’ ‘허구를 압도하는 현실’이란 명제가 공공연히 사람 입에 오르내린 게 언제부터일까. 이전 시대만 하더라도 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허구의 세계를 통해서 사람들은 ‘일탈의 현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현실은 허구의 상상력을 간단히 넘어버렸다.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점을 이해하면서도 그걸 구태여 확인하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못 된다. 그런 끔찍한 현실을 굳이 곧이곧대로 들여다보아야 하는 상황을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를 보면서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영화가 그리고 있는 연쇄살인 사건, 경찰·검찰과 스폰서 간의 유착과 기업의 입찰 비리 따위는 매우 낯익은 것이다. 모두가 우리의 기시감을 유.. 2020. 8. 12.
반 아이들과 함께 영화 <울지 마, 톤즈>를 보다 예술영화 전용관에서 반 아이들과 영화를 보다 지난 금요일 오후, 시내 예술전용관에서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맞춤 영화’ 를 보았다. 이 영화가 ‘맞춤 영화’인 것은 내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특별히 청한 영화인 까닭이다. 학년 말이었고 피자나 찜닭으로 1년을 마무리하는 것보다 영화를 한 편 보는 게 훨씬 나으리라고 나는 생각한 것이다. 학급 마무리를 고 이태석 신부와 함께 마지막 시험이 끝나는 날이었고, 관람료가 반액으로 할인되었으므로 나는 더 많은 아이가 이 영화를 보러 오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최종 확인한 관람객은 모두 48명. 우리 반 아이들 28명 외에 이 영화를 함께 본 이는 동료 교사 다섯을 포함 스무 명 남짓. 이는 몇 해 전, 독립영화 를 본 아이들 10.. 2019.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