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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영어2

간판 구경, ‘고등어 & 콩나물’ 출근길에서 만나는 간판 구경 출퇴근을 걸어서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도의 간판들을 눈여겨보게 된다. 기억력이 왕성할 때야 엔간한 상호쯤은 외워 버리기도 했지만, 요즘은 집 앞 가게 이름도 긴가민가할 때가 많다. 어쨌든 나는 길 건너편에 죽 이어진 가게들의 상호나 취급 품목 따위를 무심히 읽으면서 걷는 게 어느새 버릇이 되었다. 그런데 직업의식은 참 무섭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늘 색연필을 들고 가게 이름, 거리에 걸린 펼침막, 전봇대에 붙은 광고전단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있다. 블로그에 붙인 댓글조차도 교정을 본다는 ‘편집자’들의 습관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뜻밖에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가 제법 있다. · 갈메기살 → 갈매기살 - 갈매기살은 돼지의 횡격막과 간 사이에 있는 근육질의 힘살이다. 기름이 없고.. 2021. 11. 5.
“○○ brand family sail 때 get한 item이에요.” 영어 남발, 도를 넘었다 “미국 ○○백화점에서 운 좋게 겟한 아이랍니다.” 오늘 아침 김은형 기자의 글[오늘은 뭘 ‘겟’했나요]에 인용된 문장이다. 시류를 잘 알고 있는 독자들은 벌써 여기 쓰인 ‘겟’이 영자 ‘get’이라는 걸 눈치채고도 남겠다. 우리말로 옮기면 볼 것 없이 ‘얻다’이다. 우리말로 써도 두 음절에 불과하니 특별히 영자로 쓰는 게 경제적이지도 않다. 그런데도 굳이 그렇게 쓰는 것은 무슨 멋인가. 두어 해 전에 나는 “슬림(slim)하고 샴푸(shampoo)하다?”라는 글을 통해 우리말 접미사 ‘-하다’와 로마자가 ‘이종교배’한 사례를 든 적이 있다. 영자와 결합한 접미사 ‘-하다’는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드라이(dry)하다’, ‘패스(pass)하다’, ‘데이트(date)하다’는 이미.. 2020.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