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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양념장2

[눈요기] 도토리묵 별식 좀 들어 보시려오? ‘꿀밤(도토리)묵’ 별식 지난번에 주워 온 꿀밤으로 묵을 쑤었다. 물론 내가 아니고 아내가 했다. 나는 딸애와 함께 껍질을 까는 걸 조금 거들었을 뿐이다. 나는 밤 깎는 가위와 니퍼까지 동원해서 도토리 껍질을 벗겼다. 그리고 한 이틀쯤 지나자, 아내가 썩 훌륭하게 묵이 완성되었다면서 네모난 플라스틱 그릇에 담긴 묵을 보여주었다. 어라, 그런데 그 묵의 빛깔이 예전에 보던 게 아니었다. 나는 예전처럼 짙은 암갈색의 묵을 떠올리고 있었는데 아내가 쑨 묵은 밝은 갈색이었던 것이다. 머리를 갸웃하는 내 궁금증을 아내가 분질러 놓았다. “빛깔이 왜 이래?” “왜 그렇긴……. 껍질 깠잖아요.” “???” 아내의 설명은 심드렁하다. 대체로 도토리묵을 쑤면서 껍질을 까지 않고 껍질째로 간다. 어차피 거르는 과정을 거치.. 2021. 10. 21.
콩나물밥, 한 시대와 세월 그 시절의 ‘콩나물밥’을 그리며 어저께 저녁에는 아내가 콩나물밥을 했다. 오랜만이다. 밥을 푸기도 전에 집안에 콩나물의 비린 듯한 담백한 냄새가 확 퍼졌다. 그동안 죽 현미밥만 먹었는데 모처럼 한 메밥이다. 아내가 처가에서 현미라고 찧어온 게 백미에 가까웠다. 그냥 먹기로 했는데 그걸 현미밥이라고 할 수는 없을 터이다. 글쎄, 콩나물밥에 어떤 역사적 유래가 있는지 모르겠다. 특별히 양식을 아끼거나 밥의 양을 늘리고자 한 거로 보이지는 않는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 봐도 구체적 자료가 눈에 띄지 않는다. ‘디지털 부천문화대전’이란 사이트에서는 ‘경기도 부천지역의 향토음식’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글쎄, 콩나물밥이 어디 부천만의 음식이랴! 가난한 살림 탓에 생겨난 음식이 아니라면 이는 '별식'이겠다. 어린 시.. 2019.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