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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애호박2

[2022 텃밭 농사 ⑥] 가을 들자, 호박이 부지런히 열렸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해마다 호박을 몇 포기씩 심곤 했다. 그러나 고추를 따낼 때까지, 호박은 가물에 콩 나듯 게을리 열매를 맺어 임자의 애를 태웠다. 그동안 우리 내외가 호박에 먹인 지청구는 얼마였는지, 그러나 우리는 호박의 게으른 결실이 호박 탓이 아니라, 그걸 심은 밭은 땅심에, 그리고 시원찮은 우리 솜씨에 있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었다. 호박 농사의 실망과 반전 고추 농사를 마무리하고 난 다음에 뒤늦게 호박이 결실한다는 걸 우리는 해마다 잊어버리곤 했던 듯하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긴 여름내, 텃밭에 가면 맨 먼저 하는 일이, 무성하게 벋은 덤불을 들추어 애호박을 찾는 일이었고, 그다음에는 으레 실망의 푸념이 이어진 것이다. 그런데.. 2022. 10. 13.
[2017 텃밭 일기 5] 따, 말아? 감나무 꼭대기의 호박 감나무 꼭대기까지 오른 호박 바람 온도가 심상찮다. 한여름이 고비를 넘겼다 싶었는데 어느덧 계절은 가을로 곧장 들어서 버린 것이다. 갈아엎은 묵은 텃밭에 쪽파를 심은 게 지난달 말이다. 그다음 주에는 쪽파 옆에다 배추 모종을 심고 무씨를 뿌렸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데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건 정한 이치지만, 얼치기 농부는 제가 한 파종도 미덥지 못하다. 심긴 심었는데 쪽파가 싹이 트기나 할까, 배추 모종 심은 건 죽지 않고 뿌리를 내릴까 하고 지레 걱정이 늘어진 것이다. 어제 아침 텃밭에 들러 우리 내외는 새삼 감격했다. 쪽파는 쪽파대로 듬성듬성 싹을 내밀었고, 뿌리를 내릴까 저어했던 배추도 늠름하게 자라 있었기 때문이다. 밭 귀퉁이 한구석에서 볕도 제대로.. 2021.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