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시대정신2

언어의 민주화, 역시 “국민이 ‘갑’이다” ‘국민 앞에 대통령을 표현할 때는 대통령을 낮추는 게 맞는 어법’ 언어 예절을 중시하는 우리말에서는 존비법(尊卑法), 높임과 낮춤의 어법이 발달했다. 거기다 ‘압존법(壓尊法)’도 있다. 압존법은 문장의 주체가 화자보다는 높지만, 청자보다는 낮아, 그 주체를 높이지 못하는 어법이다. 예컨대 할아버지(청자)에게 아버지(문장 주체)를 이를 때 아버지를 높일 수 없는 것이다. (1) 할아버지, 아버지가 아직 안 왔어요.(○) (2)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아직 안 오셨어요.(×) 가정에서는 압존법을 지키는 것이 전통 예절이지만 현재는 가정에서의 압존법도 점차 사라져 가는 추세다.[국립국어원, ‘표준화법 해설’(1992)]. (1)처럼 말해야 하는데 (2)처럼 말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언제부턴가 .. 2021. 6. 26.
박기정의 만화 <도전자>, 그 서사의 미학 만화 이야기-박기정의 만화라면 할 말이 적지 않다. 시골에서 자랐으니 당연히 만화방은 구경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대구에서 일하던 작은누나가 어느 날 누군가의 가게를 인수했다면서 수천 권의 만화책을 싣고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 것 같다. 시골 초등학교의 가난한 도서실 책들을 거지반 읽어치운 책벌레였던 나는 그러고 한 몇 달을 만화책에 푹 파묻혀 지냈다. 시골 아이를 만화의 세계로 안내해 준 빛나는 작가들의 이름은 박기정, 김종래, 이근철, 산호, 손의성 등이었다. 특히 박기정의 만화 와 의 감동을 잊을 수 없는데 나는 박기정의 만화가 기본적으로 소설의 미학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화와 멀어지게 된 것은 중학교부터 무협 소설에 빠지게 되면서부터다. 내 상상력은 그림을 제거한 텍.. 2019.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