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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수업 부담2

나도 가끔은 ‘교감(校監)’이 부럽다 ‘교실’이 ‘도살장’이 된다고? 1990년대만 해도 평교사로 정년을 맞는 선배 교사를 바라보는 눈길에는 내색하지 않는 ‘짠한 감정’이 얼마간 담겨 있었다. 후배 교사들로서는 한눈팔지 않고 교육의 외길을 걸어온 선배 교사들에 대한 경의에 못지않게 그가 정년에 이르도록 수업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가누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세상도 변했다. 예전과 달리 이제 사람들은 교사들에게 ‘승진이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교감으로 승진하거나, 장학사·연구사로 전직하지 않고 교단을 지키는 교사들을 바라보는 후배 교사들의 시선에 예전 같은 연민이 묻어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승진’은 필수가 아니다? 무엇보다 요즘엔 평교사로 정년을 맞이하는 선배 교사들이 잘 눈에 띄지 .. 2021. 11. 28.
‘퇴직’의 길목에서 퇴직, 몸이 채근하기도 한다 올 2월에 수학 교사 한 분이 정년이 되어 학교를 떠났다. 마주 보고 있어서 간간이 이야기도 나누곤 하는 사이였다. 수학에는 나름 일가를 이룬 분이라고 알려졌지만 짬이 날 때마다 문제 풀이에 골몰하던 분이었다. 학교장이 고등학교와 대학 동기여서 승진파와 이른바 ‘교포(교감 포기)’의 살아 있는 보기가 아니었나 싶다. 멈춰진 ‘퇴임 시계’ 술과 담배를 꾸준히 하면서도 금오산을 쉬지 않고 오를 수 있는 노익장이었다. 그분은 퇴임하면서 어떤 행사도 마다하고 친목회에서 마련한 회식에서 꽃다발 하나 받고, 마지막 인사말도 기어코 사양하고 떠났다. 그게 맞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이 있었다. 건강한 모습으로 정년을 채우고 떠났지만, 그의 뒷모습은 쓸쓸해 보였다는 말이다... 2021.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