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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성주6

‘혈서 지원’의 가수 백년설, ‘민족 가수’는 가당찮다 노래비 셋과 흉상으로 기려지는 성주 출신 ‘친일 부역’가수 백년설 세 번째 ‘백년설 노래비’를 만난 건 독립운동가 장기석(1860~1911) 선생의 ‘해동청풍(海東淸風)’비를 찾았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른 성주 읍내에서다. ‘나그네 설움’을 부른 대중가요 가수 백년설(1915~1980)이 성주 출신이라는 건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져 있다. (관련 기사 : 곡기 끊어 순국한 독립운동가와 ‘민족 가수’ 백년설) 성주 군민의 휴식 공간인 성밖숲 공원 들머리에 군민 모금과 성주군의 지원으로 첫 백년설 노래비가 세워진 건 1992년이었다. 당시만 해도 그가 적지 않은 군국가요를 불러 일제에 부역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던 때라 노래비는 말썽 없이 세워졌다. ‘백년설 가요제’로 소환된 친일 가수 백년설은 2.. 2022. 2. 9.
사드 반대 세 번째 집회, 모인 이 적다고 뜻도 작을까 어제(24일) 오후 4시부터 세 번째 ‘사드 배치 반대 구미 촛불문화제’가 집회가 ‘촛불’ 없이 역전 광장에서 열렸다. 웬 촛불문화제를 대낮에 한담, 하면서 나갔더니 예상대로 집회 장소는 썰렁했다. 참여연대 대표를 만나서 왜 시간을 대낮으로 바꿨냐니까 글쎄 말예요, 하고 그는 싱긋 웃었다. 주말 한낮에 열린 세 번째 촛불문화제 첫 집회[관련 기사 : ‘구미맘(mom)’들이 밝힌 사드(THAAD) 반대 촛불] 끝에 예고했던 두 번째 집회가 9월 10일에서 9일로 하루 앞당겨지는 걸 나만 몰랐던 모양이다. 집회를 꾸리는 단체 소속도 아니었고 참여자들의 밴드에도 들어가지 않은 데다가 굳이 날짜도 확인하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9일 밤늦게야 퍼뜩 떠오르는 느낌이 예사롭지 않아서 구미참여연대 페이스북으로 들어가 보.. 2021. 9. 25.
‘구미맘(mom)’들이 밝힌 사드(THAAD) 반대 촛불 구미의 엄마들, 사드 반대 촛불을 밝히다 지난 26일 밤, 구미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구미시민 촛불문화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나는 ‘사드 배치 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에서 만든 단체 카톡방을 통해 들었다. 구미는 ‘성주촛불 50일 맞이 전국 50곳 동시다발 행동’으로 촛불을 밝히는 대구·경북의 여덟 군데 가운데 하나다. 26일 밤, 구미시민 촛불문화제 당연히 거기 참여하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지만 나는 구미에서 밝혀진 몇 번의 촛불 집회, 그 쓸쓸한 풍경[관련기사 : 잔인한 봄―노란 리본의 공감과 분노(2014/04/26),아이들아, 너희가 바로 새잎이었다(2014/05/01)]을 떠올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굳이 실망스러웠다고 얘기하기는 그렇다. 16만 인구의 시골 안동에 비겨 세 배인 42만 인구의 공.. 2021. 8. 27.
사드(THAAD), ‘폭탄 돌리기’는 그만! 뜬금없이 시작된 경북 지방의 사드 폭탄 돌리기 나라 안팎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시끄럽다. 발표 이전에 칠곡에서 달아오른 반대 열기는 이웃 성주가 배치지역으로 확정 발표되면서 제대로 뜨거워졌다. 블로그에 기사 ‘내 고향 칠곡과 사드(THAAD), 그리고 이웃 성주’를 쓴 게 지난달 26일이다. 기사에서 썼듯 나는 ‘오래 길들어 온 우리 지역의 보수성이 이 신종 무기 체제 앞에서 무력하지 않을까’하고 저어했다. 그러나 3천여 군민이 운집한 집회는 예의 ‘보수성’ 따위는 지역민들의 공통된 이해 앞에서 별 맥을 추지 못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었다. 지역의 보수적 이해를 대변하는 여당 당적의 군수와 군 의회 의장이 머리를 깎으면서 ‘미군 철수’를 운운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풍문에 발.. 2021. 8. 24.
내 고향 칠곡과 ‘사드(THAAD)’, 그리고 이웃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홍역 치른 경북 칠곡과 성주군 얼마 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칠곡은 내 고향이다. 고향 집을 정리하고 그곳을 떠난 지 20년이 얼추 가깝다. 이제 그곳에 남은 것은 조부모와 부모님 산소뿐이다. 그래도 거기엔 아직도 고향을 지키고 있는 옛 동무가 몇 있고, 어린 시절 놀던 동산도 그대로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깡촌은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인근 구미가 공업도시로 발전하면서 그 근대화의 은전을 입었다. 70년대부터 시작한 참외와 수박 등 환금작물 재배로 소득이 늘고 구미에서 유입되는 노동자들 덕분에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여 마침내 10년 전에는 읍으로 승격하였다. 칠곡의 군청 소재지는 왜관(倭館)이다. 왜관은 원래 조선시대에 일.. 2021. 7. 26.
여름철엔 달고 맛있는 참외가 좋다! 내가 즐기는 여름과일, ‘참외’ 예찬 “자신이 어떤 과일을 좋아해 즐겨 먹는지를 깨닫게 된 것은 근년의 일이다.”라고 하면 못 믿겠다고 의아해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자신도 믿기 어렵지만, 이는 특정한 과일에 대한 취향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일상에서 과일을 상복(常服)하지 못해서가 아닌가 싶다. 어린 시절의 귀한 과일들 가장 흔한 과일인 사과만 해도 그걸 일상에서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서른이 넘어 밥벌이하게 되면서였다. 어린 시절엔 사과도 귀하디귀한 과일이었다. 여느 날에는 구경도 못 할 그 과일은 제사상이나 차례상에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쯤에야 겨우 맛볼 수 있었다. 귤을 처음 먹어본 게 고등학교 시절 같으니 더 말할 게 없다. 요즘에야 흔해 빠진 과일이지만 그 시절엔 왜 그게 그리 귀했.. 2019.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