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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생산력2

정월 대보름, 무엇을 빌 수 있을까 정월 대보름의 세시 풍속 정월 대보름이다. 아침에 ‘찰밥’(경상도에선 ‘오곡밥’이란 이름보다 찰밥으로 주로 불린다.)을 먹었다. 아주까리 나물은 여전히 입안에서 행복한 미감을 선사해 준다. 부럼은 미리 깨물었다. 어젯밤 지난달에 산 지리산 밤을 깎으면서 식구들 모두 하나씩 깨물어 먹었다. 같은 보름일 뿐, 그게 더 클 이유는 없는데도 우리는 정월 보름을 연중 가장 큰 보름으로 여긴다. ‘상원(上元)’이라 불리기는 하는 이날의 비중은 설날에 뒤지지 않는다. 요즘이야 대보름이라고 해도 오곡밥을 지어 먹거나 보름달이나 구경하면서 보내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연간 세시풍속의 절반 가까이가 정월에 몰려 있고 그 중 대보름과 관련된 세시풍속이 무려 40~50건에 이를 만큼 대보름은 우리 세시풍속에서 중요한 날이었다.. 2022. 2. 15.
줄다리기, 남녀의 성적 결합이 풍작을 낳는다 영주 ‘순흥 초군청(樵軍廳) 놀이’를 다녀와서 지난 정월 대보름에 ‘순흥 초군청(樵軍廳) 놀이’를 다녀왔다. 지방자치 시대의 민속 행사는 지역마다 다투어 벌어지긴 하지만 그 내용이야 거기가 거긴 경우가 많다. 내가 사는 안동에도 보름날 밤에 달집태우기 등의 행사가 다채롭게 베풀어진다. 그런데도 굳이 아침 일찍 버스와 택시를 갈아타고 순흥에 이른 것은 ‘초군청’이라는 이름이 은근히 풍기는 흥미 때문이었다. 순흥 초군청은 개화기 때 농민들이 자신의 권익 보호와 향중(鄕中) 사회의 질서회복을 위해 결성한 전국 유일의 순수 농민 자치기구다. ‘초군청’의 ‘초군’은 말 그대로 ‘나무꾼’이다. 그것은 ‘관군’이나 ‘양반’과 맞서는 ‘민간’과 ‘서민’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유일의 농민자치 기구 ‘순.. 2019.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