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상추5

[2024 텃밭 농사] ② 흉내만 냈지만, 심은 작물을 돌보지 않을 순 없다 고추·가지에 지지대를 세우고, 토란을 새로 심다그냥 놀릴 수만은 없어, 텃밭에 농사 흉내를 낸 게 지난 4월 중순이다. 일주일 후인 4월 23일 들렀더니, 제법 밭의 꼴이 갖추어졌다. 아내가 밭의 비어 있는 데가 밟히는지 토란 몇 포기라도 심자면서 열 포기 남짓한 토란을 묵은 밭의 담 가까이에 심고 물을 듬뿍 주었다. [관련 글 : ① 다시 텃밭을 일구며] 처음으로 토란을 심다 토란은 천남성과의 인도·인도네시아 등 열대 원산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토란은 ‘흙 난초’[토란(土蘭)]가 아니라, ‘흙알’[토란(土卵)]이니, 곧 식용하는 ‘알줄기’를 가리킨다. 아내와 딸애는 토란을 즐겨 더러 토란국을 끓인다. 나는 덤덤한 편이지만, 딸애는 토란의 ‘담백한 느낌’이 좋단다. [관련 글 : 토란, 토란국, 토란대] .. 2024. 5. 12.
[2024 텃밭 농사] ① 다시 텃밭을 일구며 한 달 전 심은 감자 싹이 텄고, 새로 고추·가지·호박을 심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애당초, 아내와 난 올 농사는 생각도 말자고 약속했었다. 무엇보다도 병충해와 싸우는 일, 이를테면 병들어 시들고 타들어 가는 작물을 바라보는 게 너무 힘이 들어서였다. 소꿉장난 같은 농사라도 그걸 따지는 게 무리이긴 하지만, 들인 비용으로 사 먹는 게 백번 낫다는 걸 거듭 확인하면서였다. 그러나 해가 바뀌고 농사철이 다가오자, 아내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텃밭은 어떻게 해, 놀리나? 하긴 그렇다. 비록 열 평도 되지 않는 공간이지만, 무언가 씨라도 뿌려놓지 않으면 풀만 자욱해질 것이다. 나는 파종만 해 놓고 버려둘 수 있는 작물 몇을 떠올리다가 지지난해처.. 2024. 4. 18.
[2023 텃밭 농사] ⑨ 마늘종 뽑기, 수확이 가까워지고 있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어린이날 연휴에 가족들 모두 서울 아들아이한테 가서 지냈다. 나흘이나 묵었는데, 그동안 아내는 마늘종을 뽑아주어야 하는데 하필 이때 집을 떠나서 어쩌냐며 안절부절못했다. 마늘종은 바로 뽑아주지 않으면 마늘이 굵어지는 데 지장을 준다는 농사 유튜버들의 가르침이 켕긴 것이다. 보통 ‘종’을 ‘쫑’이라고 된소리로 발음하는 마늘종은 마늘의 꽃줄기다. 연한 것은 쪄 먹거나 장아찌로 만들어 먹는데 한자로는 ‘산대(蒜薹)’라고 한다. 우리 지방에서는 ‘마늘 홰기’라고 했다. 마늘종이 나기 시작하면 바로 뽑아주어야 양분이 꽃대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믿어지지 않는 얘기인데, 제때 뽑아주지 않으면 꽃줄기에 마늘이 달리는 불.. 2023. 5. 11.
[2022 텃밭 농사 ①] 고추 농사는 쉬고, 가볍게 시작했지만… 올해는 고추 농사를 쉬어가기로 했다. 지난해엔 고춧가루 22근을 수확하면서 이태째 농사지은 보람을 만끽했다. 그러나 그런 결과를 거두기까지 우리 내외가 감당해야 했던 수고가 만만찮았다. 무엇보다 다시 병충해와 싸울 엄두가 나지 않았고, 시시때때로 소환되는 밭일로 나는 일상이 흐트러짐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관련 글 : 고추 농사, 스무 근 수확 이루고 접었다] 결론은 일찌감치 1년을 쉬어가는 것으로 정리됐다. 아내는 고구마나 땅콩을 심어서 그거나 거두고 그밖에는 식탁에 오를 만한 채소 몇 가지나 가꾸자고 했다. 올해에 따로 3월 전에 미리 거름을 뿌리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4월께에 퇴비 두 포를 사서 텃밭에 대충 뿌려둔 것은 그래서였다. 지난해 수확을 끝내고 버려둔 텃밭에 시금치를 심어놓고 지난겨울.. 2022. 5. 21.
[2010 텃밭일기 ①] 다시 텃밭에서 새로 또 텃밭을 얻었다 새로 텃밭을 얻었다. 집에서 걸어서 10분쯤, 거리로 치면 1km 안팎에 있는 밭이다. 말구리재 근처의 안동공고 운동장과 이어진 이 언덕배기에 있는 밭은 일종의 주말농장이다. 그동안 주로 안동공고 교사들이 분양받아 푸성귀나 고구마를 갈아 먹었던 밭이다. 집 가까이 있는데도 나는 정작 이 주말농장을 몰랐었다. 이 농장의 존재를 알게 된 지난해, 나는 공고에 근무하는 선배 교사께 내년에는 두세 이랑쯤 텃밭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해 두었었다. 두 이랑이 맞을지 세 이랑쯤이 나을지는 나는 가늠할 수 없었다. 그 밭을 규모를 몰랐기 때문이다. 한 일주일 전쯤에 나는 선배로부터 두 이랑을 받아 놓았다, 푯말을 세워두었으니 밭에 가서 확인해 보라는 전갈을 받았다. 나는 이내 밭에.. 2020.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