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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사액서원5

[세계유산–한국의 서원] ⑨ 옥산서원의 장서 관리, 국보1, 보물 7점을 남겼다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옥산서원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9개 서원 가운데 옥산서원(玉山書院)을 마지막으로 찾게 된 데 다른 이유는 없다. 서원이 승용차로 두 시간 안에 닿을 수 있는 도내에 있어서만은 아니다. 옥산서원은 아마 내가 난생처음 들른 서원이었을 것인데, 그때 나는 스물아홉, 서원 근처의 여학교에 초임 발령을 받았고, 거기서 열일곱 살 여자애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40년 전 인연 맺은 소읍, 그리고 옥산서원 4년간 거기 근무하면서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옥산서원에 소풍을 갔을 것이다.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옥산서원과 독락당이라면 인근 흥덕왕릉과 마찬가지로 읍내의 초중고생들이 지겹게 다닌 소풍지였기 .. 2023. 8. 7.
[세계유산-한국의 서원] ⑧ 평지 서원 필암서원, 소장 문서도 보물이다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리 필암서원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지난 20일, 후배 황 선생과 함께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에 들렀다. 애당초 목적은 해남 미황사였지만, 가는 길에 필암서원도 들르자고 한 것이다. 필암서원은 2019년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서원 9곳 가운데,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과 함께 호남에 자리한 서원이라 일부러 찾지 않으면 들를 수 없는 곳이라서다. 정조가 ‘동방의 주자’로 기린, 퇴계와 견줄 만한 성리학자 김인후 16세기 조선의 대표적인 유학자 하서(河西) 김인후(1510~1560)의 학덕을 기리고자 세운 필암서원은 전라남도 장.. 2023. 7. 2.
‘동방 이학의 시조’ 정몽주, ‘단심가’와 ‘선죽교’로 기린 임고서원 정몽주를 기리는 영천시 임고면의 임고서원(臨皐書院)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영천시 임고면의 임고서원(臨皐書院)은 포은(圃隱) 정몽주(1337~1392)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명종 8년(1553)에 지방 유림의 공의로 정몽주의 덕행과 충절을 기리고자 임고면 고천리에 창건하였다. 1554년에 ‘임고’라 사액 되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03년(선조 36) 현재의 위치로 옮기고 이듬해에 사액을 다시 받았다. ‘동방 이학(理學)의 시조’ 정몽주, 선죽교와 단심가로 신화화 정몽주는 영천 임고 출신으로 고려 후기에 문하찬성사(정2품), 예문관제학 등을 역임한 문신이자 학자이다. 성리학에 뛰어난 신진사류(士類)로 스승인 목은 이.. 2023. 6. 19.
[세계유산-한국의 서원] ③ 서원 건축의 백미 병산서원, 그리고 ‘만대루’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서원(屛山書院) 이른바 ‘놀 토(土)’였다. 병산으로 바람 쐬러 가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건넸더니 아내는 순순히 그러자고 한다. 사진을 찍어올 요량이어서 같이 가긴 하지만 순전히 ‘따로 놀 수밖에’ 없는 형편이란 게 맘에 걸린다. 분단장인지 꽃단장을 끝내고 집을 나선 건 얼추 오전 10시가 가까워서다. 시가지를 빠져나오는데 비로소 모처럼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언뜻 든다. 늘 옆에 그림처럼 마주 보며 살다 보니 그 부재(不在)에 대한 느낌이 새삼스럽다. 그렇다. 그게 부부 사이인 것이다. 병산서원(屛山書院)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에 있다. 하회마을로 들어가다 왼편 길로 꺾어 좁은 산길을 10여 분 달려야 한다. 갈림길 들머리 일부만이 포장되어 있을 뿐 나머지는 여전히 노선버.. 2023. 3. 12.
[선산 톺아보기 ⑥] 절의의 도학자 야은 모신 서원과 조선 귀족 김사철 [선산 톺아보기 ⑥] 선산읍 원리 금오서원(金烏書院) 처음 금오서원(金烏書院)을 찾은 건 2013년 2월이다. 2012년 구미로 학교를 옮기고 1년 후였다. 선산읍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금오서원 이정표를 보고 망설이지 않고 차를 돌린 것이다. 서원에 관해 최소한의 정보도 없는 상태의 깜짝 방문이었는데, 나는 서원을 한 바퀴 빙 둘러보고 애걔걔, 하고 서둘러 발길을 돌렸었다. 오래 안동에 살면서 인근의 서원과 정자를 적잖이 돌아본 터수라, 내게는 고건축물에 대한 어떤 정형의 이미지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것은 도산서원이나 병산서원, 소수서원 등의 유명 서원 건축이 보여준, 여러 차례에 걸친 보수에도 지울 수 없는 ‘퇴락’의 이미지다. 나는 서까래나 추녀, 대청과 툇마루, 분합문과 문설주 따위에 묻은 손때처.. 2022.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