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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봉화2

경상도 봉화에서 ‘이몽룡’의 집을 찾다 봉화군 물야면 가평리 성이성이 이몽룡의 모델이었다 청암정과 석천정사를 돌아 아내와 나는 잠깐 망설이다 물야면 쪽으로 행선지를 잡았다. 시간은 넉넉했고, 춘양 쪽의 정자보다 물야면의 계서당을 찾는 게 수월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봉화는 자그마한 산촌이다. 그만그만한 마을이 느긋하게 어깨를 겹치고 있는 이 한촌에 뜻밖에 고택·정자가 많다. 봉화군에 들어서면 “의 실존 인물 이몽룡 생가”라는 이정표가 군데군데 걸려 있다. 이몽룡이라면 잘 알려진 고전소설의 주인공, 남원 부사의 아들인데 엉뚱하게 ‘봉화에 생가’ 운운하는 것은 뜬금없다. 그러나 눈 밝은 이들은 1999년, 호사가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이몽룡은 실존 인물’이라는 보도를 기억한다. ‘이몽룡’ 모델은 봉화의 ‘성이성’이었다 연세대의 설성경 교수가 ‘이몽.. 2020. 3. 21.
거기 ‘은빛 머리 고승’들, 무더기로 살고 있었네 봉화 닭실마을을 찾아서 어제는 아내와 함께 봉화를 다녀왔다. ‘병아리 떼 종종종’은 아니지만 ‘봄나들이’다. 바람은 여전히 쌀쌀했지만, 연도의 풍경은 이미 봄을 배고 있었다. 가라앉은 잿빛 풍경은 예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햇볕을 받아 속살을 드러낸 흙빛과 막 물이 오른 듯 온기를 머금은 나무가 어우러진 빛 속에 이미 봄은 성큼 와 있는 것이다. 목적지는 봉화의 닭실마을. 도암정(陶巖亭)을 거쳐 청암정(靑巖亭), 석천정사(石泉精舍)를 돌아오리라고 나선 길이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법전이나 춘양의 정자들도 찾아보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은 것. 풍경이 좋으면 거기 퍼질러 앉아서 보내리라 하고 나선, 단출하고 가벼운 나들이였다. 닭실마을의 충재 종택 마당에서 이제 막 봉오리가 벙글기 시작한 산수.. 2020.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