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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박지원2

한미FTA, ‘굴욕’과 ‘훈장’ 사이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타결 지난 3일, 한미FTA가 타결되었다. 타결의 내용은 보도된 대로다. 보수언론들은 ‘주고받은 협상’이었다고 물을 탔고 진보언론을 비롯한 일부 보수지들은 ‘이익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다분히 서로 다른 이 두 보도에서 객관적인 사실은 두 개다. 하나는 협상을 ‘주고받았다’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챙긴 이익’이 있다는 사실이다. 협상 결과, ‘굴욕’과 ‘훈장’ 사이 ‘이익의 균형’이란 이 협상의 당사국이 각각 챙긴 이익을 더하고 빼면 나오는 지극히 단순한 셈법이다. 물론 일부 내용은 단순히 계량화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크게 보아 이익의 과부족을 나누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도 같은 사안을 바라보는 두 시각의 거리는 이렇듯 너무 멀다. 이 거.. 2021. 12. 6.
‘열녀(烈女)’, 혹은 ‘수절(守節)’ 이야기 아이들에게 ‘열(烈)’과 ‘절(節)’을 가르치며 지난 연말에 고등학교 ‘국어(하)’ 마지막 단원을 배웠다. 단원의 이름은 ‘국어가 걸어온 길’. ‘용비어천가’와 ‘동국 신속 삼강행실도’(삼강행실도)가 실려 있다. ‘용비어천가’가 조선왕조 창건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는 목적시라면 ‘삼강행실도’는 ‘지배층이 백성을 가르치겠다는 생각은 실천에 옮긴 책’(강명관, 이하 같음)이다. 지배층이 백성을 가르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가상히 여길 일은 없다. 이는 지배세력이 국가권력을 통해 백성들에게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로 전파하고 교화시키는 과정일 뿐이니까. ‘양반 체제는 한글로 된 책을 다양하게 인쇄해 백성들에게 공급하거나, 원하는 백성이면 모두 배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될 수.. 2019.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