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집단 정체성’의 기억들
[서평] 신동흔, (2005, 한겨레신문사) 우리에게 낯익은 신, ‘옥황상제’나 ‘용왕’의 계보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옥황상제’는 하늘을, ‘용왕’은 바다와 하천 등, 모든 물의 나라를 통치하는 신격(神格)임을 알고 있지만, 그런 계보의 근원이 우리의 민간 신화(무속 신화)에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대체로 사람들은 그 낯익은 이름을 통해 도교나 불교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국문학자 신동흔이 쓴 ‘살아 있는 우리 신화’(한겨레신문사)는 그 같은 신들의 계보를 밝히면서, 방 안에 모신 ‘삼신’이나, 부엌의 신 ‘조왕 할아버지’, ‘조왕 할머니’ 같은 ‘가정(家庭) 신’도 그 계통의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고 일러 준다. 물론 그들의 계보는 올림포스의 제신(諸神)들처럼 일목요연한 체..
2019.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