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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문학 수업2

문학 교사가 만난 작가 현진건 한국 사실주의 소설의 기틀을 마련한 대구 출신 소설가 현진건 빙허(憑虛) 현진건(玄鎭健, 1900~1943)의 소설을 처음 만난 게 시골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의 중학교로 진학한 1960년대의 마지막 해다. 그때 나는 전기 입시에 실패하고 후기인 대명동 ‘야시골’의 산등성이에 있는 공립 중학교에 들어갔다. 하교할 때마다 들르던 도서실에서 닥치는 대로 읽어댄 한국단편문학전집에서 그를 만난 것이다. 중1, 교과서에서 만난 현진건 당시 국어 교과서에 실린 「한국문학의 흐름」이라는 단원을 통하여 우리는 시인 작가들의 아호와 이름을 섭렵했는데, 현진건은 그 목록의 앞부분에, 꽤 길게 소개된 작가였다. 소개된 작품은 「빈처(貧妻)」와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등이었는데 정작 .. 2021. 12. 23.
새로 만난 학교와 아이들 2012학년도 옮긴 학교에서 지난 2월 16일 자 인사에서 구미 시내의 한 남자고등학교로 발령받았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여기가 내가 근무할 마지막 학교가 될 터이다. 1989년 여름에 타의로 떠난 학교가 남학교였으니 23년 만에 남학교로 돌아온 셈이다. 여학교에서 시작한 교직 생활, 남학교에서 마치게 되겠다. 23년 만에 ‘남학교’로 돌아오다 특별한 감회는 없다. 밤낮으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 시행되는 등 입시교육의 살풍경은 지역을 가리지 않으니까. 몇 해 걸러서 학교를 옮길 때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일은 수십 년 경력에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아이들은 그나마 수업하면서 이내 친해지지만, 동료 교사들과 격의가 없어지려면 꽤 시간이 필요하다. 학교까지는 집에서 차로는 15분쯤, 걸어서는 한 40분쯤.. 2021.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