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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모란2

‘꽃 중의 꽃’ 모란(牡丹)과 작약(芍藥) 모란은 나무(목본), 작약은 풀(초본)이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모란을 처음 보게 된 건 언제쯤이었는지 전혀 기억에 없다. 꽃을 실체와 그 이름을 같이 인식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 꽃을 ‘안다’라고 할 수 있으니, 설사 보았다 해도 무심코 스쳐 지나간 것은 기억에 남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모란의 이름을 불러준 때가 있었겠지만, 별 감흥이 없었던지 그것도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부귀화의 상징, 화중왕 모란, 우리는 ‘목단’으로 불렀다 시골을 떠나 진학한 도시의 중학교에 모란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애매하다.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언제쯤 배웠는지도 아리송하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영랑의 시를 공부하면서 모란이 화투장의 .. 2023. 4. 29.
버스 종점의 할미꽃 우리 동네 버스 종점에 핀 할미꽃 집에서 한 백여 미터를 걸어 나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다. 시내 여러 방면에서 오는 버스의 종착지니 이른바 종점(終點)이다. 정류장은 지금은 문을 닫은 음식점의 뜰 앞이다. 며칠 전, 버스를 기다리다가 그 뜰의 수양버들 아래 피어 있는 할미꽃을 만났다. 버스 종점에 핀 할미꽃 올봄, 거의 하루걸러 북봉산을 오르면서도 만나지 못한 할미꽃이다. 진달래는 지천으로 피어나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지만 정작 할미꽃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런데 할미꽃을 동네에서 만나다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거기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할미꽃이 언제부터 귀한 꽃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어릴 적에 할미꽃은 진달래처럼 지천이었다. 양지바른 무덤들 주위에 다소곳이 피어나던 그 꽃.. 2020.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