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멀칭3

[2022 텃밭 농사 ②] 제대로 돌보지 않아도 작물은 제힘으로 자란다 *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고구마는 멀칭 작업을 하지 않고 심었는데 가문데다가 제대로 돌보지 않아 다 죽게 생겼다는 얘긴 지난 글에서 이미 했다. 죽으면 하는 수 없다고 내버려 두었는데, 5월 19일에 가보니 어라, 그 척박한 환경에서도 뿌리를 내린 놈이 적지 않았다. 아내가 친구에게서 얻어 온 배색 비닐(작물이 올라오는 부분을 투명하게 한 것)을 이미 고구마를 심은 이랑에다가 덮어씌우고 구멍을 뚫어 고구마 순을 끄집어내어 주었다. 아래 뿌리가 살아 있는 놈은 놔두고, 아예 죽은 놈 자리에는 땅콩을 심었다. 촉이 난 땅콩을 구멍을 얕게 파서 심으면서도 그게 살아날지 의심스러웠다. 그럭저럭 심고 나니 고구마와 땅콩이 뒤섞인 밭이 되었다. 묵은 밭의 .. 2022. 6. 1.
[2022 텃밭 농사 ①] 고추 농사는 쉬고, 가볍게 시작했지만… 올해는 고추 농사를 쉬어가기로 했다. 지난해엔 고춧가루 22근을 수확하면서 이태째 농사지은 보람을 만끽했다. 그러나 그런 결과를 거두기까지 우리 내외가 감당해야 했던 수고가 만만찮았다. 무엇보다 다시 병충해와 싸울 엄두가 나지 않았고, 시시때때로 소환되는 밭일로 나는 일상이 흐트러짐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관련 글 : 고추 농사, 스무 근 수확 이루고 접었다] 결론은 일찌감치 1년을 쉬어가는 것으로 정리됐다. 아내는 고구마나 땅콩을 심어서 그거나 거두고 그밖에는 식탁에 오를 만한 채소 몇 가지나 가꾸자고 했다. 올해에 따로 3월 전에 미리 거름을 뿌리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4월께에 퇴비 두 포를 사서 텃밭에 대충 뿌려둔 것은 그래서였다. 지난해 수확을 끝내고 버려둔 텃밭에 시금치를 심어놓고 지난겨울.. 2022. 5. 21.
[2021 텃밭 농사 ①] 다시 또 텃밭 농사를 시작하다 1. 퇴비 뿌리기(3월 16일) 해마다 농사를 지을 것인가, 말 것인가로 의논이 엇갈린다. 아내는 아내대로 왕복 1시간 이상이 걸리는 텃밭 탓을 하면서, ‘기름값 타령’을 하곤 했다. “사 먹는 게 낫지, 기름값도 안 나오는 농사” 운운하는 이 레퍼토리는 전통과 역사도 깊다. 그러나 이 푸념은 반만 진실이다. 아내가 그걸 이유로 농사를 접겠다고 결정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손바닥만 한 텃밭에 불과하지만, 농사가 주는 기쁨만큼 가끔은 억지로 시간을 내어 텃밭을 돌보아야 하는 부담도 있긴 하다. 이참에 농사를 엎어버릴까 하는 유혹이 전혀 없지도 않은 텃밭 농사를 우리는 10년도 넘게 지어 오고 있다. 그건 전적으로 우리 텃밭이 남의 땅이 아니라, 장모님이 남긴 유산이기 때문이다. 한 주에 두.. 2021.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