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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루쉰2

한동훈의 ‘길’과 루쉰(魯迅)의 ‘길’, 혹은 ‘희망’ 루쉰의 아포리즘 ‘길’과 한동훈의 ‘선택’ 사이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다.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을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본다.” 한동훈 전 장관의 ‘루쉰’ 인용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낯익은 내용이라고 느꼈는데 아니나 다를까, 중국 작가 루쉰(魯迅, 1881~1936)이 쓴 글을 원용한 것이다. 본인이 찾았건, 주변의 도움을 받았건 간에 그건 아마도 준비한 메시지일 것이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지난 토요일판 의 성한용 선임기자가 쓴, 한 전 장관의 인용이 맥락을 잘못 짚은 것이라.. 2023. 12. 27.
그래, ‘희망은 길이다’ [서평] 루쉰 아포리즘 『희망은 길이다』 루쉰 아포리즘 『희망은 길이다』는 루쉰 연구자 이욱연 교수가 기왕의 연구를 통해 간직해 왔던 루쉰의 저작 중에서 밑줄을 쳐 두었던 문장들을 모으고, 판화가 이철수가 판화로 꾸민 책이다. 이철수의 힘찬 판화 글씨체 제목과 모루 위에 올라선 노동자의 모습을 새긴 판화로 구성된, 코팅하지 않은 미색 하드커버 표지는 일종의 설렘과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아포리즘은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로 정의된다. 아포리즘 하면 대개 칼릴 지브란의 시, 크리슈나무르티 류의 명상 철학자들의 잠언집을 떠올리기 쉽지만, 루쉰의 이 책은 분명코 달라 보인다. 흔히들 잠언집 따위에서 나타나는 모호하고 불확실한 비유나 예언적 글귀들이 갖는 도그마에서 이 책은.. 2019.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