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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대북정책2

지금, ‘익어가는 것들’과 ‘얼어붙고 있는 평화’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다시 6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꽃이 피고 진 자리에 돋아난 열매가 조금씩 형상을 갖추어가더니 어느새 몰라보게 튼실해졌다. 앵두와 호두, 사과와 석류, 모과, 살구 등이 그렇고, 오디와 포도도 몸을 추슬러 그 물결을 뒤따랐다. 감은 이제 겨우 꽃이 피었다가 지고 있다. 2023년 여름, 익어가는 것들 해마다 무심히 지나쳤던 앵두 열매를 바라보며, 그걸 ‘단순호치(丹脣皓齒:붉은 입술과 하얀 이)’라고 비유한 선인들의 안목을 환기하게 된다. 간밤에 내린 빗물에 씻긴 앵두의 윤이 나는 붉은빛은 매우 고혹적이다. ‘앵두 같은 입술’이니, 그 나무가 선 우물가에 ‘동네 처녀’가 바람나서 ‘단봇짐’을 쌌다는 대중가요가 전하는 19.. 2023. 5. 30.
“통일, 안 되었으면 좋겠어요.” ‘통일’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생각 지난달 일이다. 6·15 남북공동선언 9돌을 맞아 아이들에게 분회에서 준비한 ‘통일 사탕’을 나누어주었다. 6·15선언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단일기가 그려진 종이를 나눠준 뒤, 나중에 시간 나는 대로 ‘통일’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적어 보라고 했다. 막대 달린 사탕을 빨아 먹는 아이들은 즐거워 보였다. 통일은 먼 데다 어렵고, 사탕은 가깝고도 달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혼자 속으로 웃었다. 한동안 잊고 있다가 아이들에게 종이를 받아보았다. 한 줄이라도 감상을 적은 아이는 얼마 되지 않았다. 대신 제법 논리적인 의견이 많았다. 충분히 짐작한 일이긴 했지만, 나는 얼결에 따귀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모두 14명이 의견을 적었는데 반대는 7명, 다소 유보적인.. 2021.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