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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당뇨2

노화, 그 우울한 길목에서(1) 잔병과 약 치레로 지새는 나날들 나는 올해, 우리 나이로 예순일곱이 되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만 나이’로 치면 예순여섯이다. 이른바 경로 우대는 지난해부터 받았는데, 그런 대우를 받는 게 얼마간 민망하면서도 한편으로 생광스럽기도 했다. 말하자면 나는 내 생물학적 노화의 혜택 앞에서 다소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거였다. 자신이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확인되는 나의 ‘노화’ 나는 노화를 받아들이긴 해도 자신을 ‘노인’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뜻밖의 장소에서 ‘어르신’이나 ‘할아버지’ 따위를 불릴 때 씁쓸해지는 기분으로 타인의 시선에 잡힌 나의 ‘노화’를 확인하곤 했다. 내가 아무리 부인해도 내가 ‘경로 우대’라는 국가의 부조를 받고 있고, 이웃들로부터 ‘노인’으로 이해되고 있음은 사실인 까닭.. 2022. 12. 19.
갱년기, ‘질병 혹은 죽음과 친해지기’? 마침내 겪는 갱년기, 질병과도 친해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좀 ‘복잡한 인간’이다. 쓸데없는 망상도 잦은 편이고, 어떤 문제를 골똘하게 고민하는 데는 이력이 났다. 매사에 다분히 회의적이거나 냉소적인 면도 없잖아 있다. 돈키호테보다는 햄릿에 가깝고 낙관보다는 비관에 더 익숙하다. 감정의 기복도 적지 않다. 전입 2년차, 익숙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쩐지 학년 초부터 기분이 마뜩치 않을 때가 많았다. 새로 만난 아이들과 낯을 익히는 가운데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4월에는 월요병이라 할 만한 증세가 느껴졌다. 월요일마다 날이 흐렸고, 종일 기분이 울적했다. 날씨 탓인가 하면서 몇 달을 지냈다. 매사가 심드렁하게만 느껴지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지만, 유독 올핸 그게 심했다. 머릿속에 어떤 그림을 그리는 순간.. 2021.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