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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단오2

‘단오(端午)’, 잊힌 명절 농경사회에서 근대 산업사회로 옮아가면서 잊히고 있는 명절 6월 7일(2024년은 10일)은 잊힌 명절, 단오(端午)다. 나 역시 그랬듯 요즘 아이들은 ‘단오’가 명절이었다는 사실도 모른다. 삼국시대 이래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도 명절로 쇠었던 이 절일(節日)은 농경사회에서 근대 산업사회로의 변화와 함께 사람들에게서 시나브로 잊히어 가고 있다. 사실 단오라고 반색을 하긴 했지만, 내게도 세시 풍속으로서의 ‘단오’에 대한 기억은 실하지 않다. 글쎄, 유일하게 기억나는 게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마을 하천 곁에서 펼쳐진 씨름대회가 고작이다. 그리 넓지 않은 모래밭인데 여기저기 가마솥에서 고깃국이 끓고, 한편에선 씨름판이 벌어졌던 1960년대의 광경은 마치 꿈결같이 떠오른다. 그 씨름대회의 우승자는 황소를.. 2023. 6. 22.
6월, 아픔과 역사를 넘어 6월,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넘어 6월은 10월과 함께 그 숫자가 본음이 아닌 속음(俗音)인 [유월], [시월]로 불리는 달이다. [유궐], [시붤]처럼, 하기는 어렵고 듣기에는 거슬리는 발음을 쉽게 하기 위한 일종의 활음조 현상이다. 이달을 고비로 한 해가 꺾어진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가는 것이다. 유월은 유독 민족 분단과 관련된 날이 많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6·25가 그렇고, 나라를 위해 죽어간 모든 이들을 기리는 현충일(6일)이 그렇다. 15일은 반세기가 넘게 계속되어 온 냉전의 세월을 끊은 6·15 선언이 7돌을 맞는 날이다. 불과 반세기 역사의 굽이마다 얼룩진 민족의 삶과 죽음은 얼마인가. 한국전쟁으로 남북은 각각 133만과 272만, 모두 405만여 명의 인명을 잃었다. 이 중 민간인 사상.. 2022.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