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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노부부2

숲길의 낙엽 치우기 출근하는 산길 낙엽 치우다 아침저녁으로 다니는 산길에 가을이 깊었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숲은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하지만, 그것도 잠깐, 나뭇잎은 말라 바스러지면서 길을 지워버릴 만큼 낙엽으로 쌓인다. 2km 남짓한 산길 가운데 주 등산로 주변의 낙엽은 이내 사람들의 발길에 묻혀 버리니 괜찮다. 그러나 인적이 드문 외진 산길에는 낙엽이 꽤 두껍게 쌓여서 길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그 길은 내가 다니는 산길의 끝, 마을로 내려가는 비탈길이다. 물매는 가파르지 않지만 길은 좁고 행인을 마주친 일이 손꼽을 만큼 인적이 드문 곳이다. 이 비탈길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낙엽에 뒤덮여 있다는 걸 확인한 것은 지난주다. 낙엽은 생각보다 미끄럽고, 나뭇잎에 덮인 길바닥의 상태를 알 수 없으니 자치하면 미끄러지거나.. 2021. 11. 20.
왜 이 뻔한 노부부 이야기에 젊은 관객 몰릴까 [리뷰] 다큐 영화 * 이 기사에는 영화의 주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지난 토요일, 아내와 함께 영화 를 보러 갔다. 오후 첫 상영이어서인가, 복합상영관 앞은 한산했다. 상영관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은 우리 내외 외에 40대 부부 두어 쌍, 그리고 20대 남녀 몇 명이었다. 나는 그 젊은 연인들을 건너다보며 머리를 갸웃했다. 2주 후, 뉴스는 이 영화가 3백만의 관객을 불러 모으면서 역대 다큐멘터리 흥행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영화의 돌풍을 전하면서 매체들은 저마다 그 원인을 분석하기 바쁘다. 하긴 그렇다. 공중파에서도 몇 차례 방송되었다는 이 노부부 이야기는 그리 새로울 게 없다. 극적 반전은커녕 중심 서사조차도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영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남녀노소 구분 .. 2021.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