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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꽃집에서2

‘쉼표’ 하나 책 몇 권을 사들이며 올 오월까지만 해도 꽤 부지런히 살았다. 블로그 살림살이 말이다. 4월에 12편, 5월에 13편을 썼으니 한창때의 월 14~15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평년작을 웃돈 성적이었다. 그러나 6월에는 9편, 7월에는 10편, 그리고 중순에 이른 8월은 현재 4편이 고작이다. 열서너 편을 쓰던 때에 비기면 급전직하다. 글쎄, 무슨 까닭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그동안 쫓기는 기분까지는 아니었다고 설레발을 쳤지만 늘 머릿속에는 써야 할 글의 목록으로 어지러웠던 사실이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글쓰기가 심드렁해지기 시작했다. 써야 할 글도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 데다 머릿속을 텅 비워두는 게 뜻밖에 편안하고 쏠쏠했기 때문이다. 편안한 쉼, 혹은 무념 방학이긴 해도 오전만 수업하면 오후는 온전히 빈.. 2021. 8. 14.
‘고엽’과 ‘바르바라’, 프레베르의 시편과 이브 몽탕 자크 프레베르(Jacques Prevert, 1900~1977)의 시편을 읽으며 프랑스 시인 자크 프레베르(Jacques Prevert, 1900~1977)를 만난 것은 1975년 민음사가 낸 ‘세계시인선’ 25 을 통해서였다. 그러나 지금 내 서가에 꽂힌 은 1985년에 나온 제4판이다. 이미 누렇게 바랜 이 책의 정가는 1천 원이다. 물론 그 시절의 화폐 가치의 오늘의 그것으로 단순 환산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책값 앞에서 나는 참으로 아련해진다. ‘고엽(枯葉)’의 시와 영상 보기 ‘고엽’의 시인 자크 프레베르 시집 에 실린 시편 가운데 나는 ‘바르바라(Barbara)’를 즐겨 읽었다. 나는 그 시를 내 잡기장에 옮겨 적었고, 그 뒤로 두고두고 그 구절들을 되뇌곤 했던 것 같다. 그 시절에 내가 시집.. 2019.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