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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꽃밭에서3

동요 ‘꽃밭에서’, ‘과꽃’의 작곡가 권길상 선생 타계 동요 작곡가 권길상(1927~2015) 선생 별세 어젯밤, 텔레비전 뉴스에서 동요 ‘꽃밭에서’를 만든 동요 작곡가 권길상(1927~2015)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정작 고인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그 부음은 뒷전이고 해맑은 아이들 목소리로 들려주는 ‘꽃밭에서’가 귀에 쟁쟁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노래라도 그걸 만든 작사자나 작곡가까지 기려지는 경우는 드문 듯하다. 모두 아주 어린 시절에 무심히 배우게 되는 동요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나마 가사를 쓴 이는 시인으로 기억되곤 하지만 작곡가가 누군지 궁금해하는 이는 잘 없는 것이다. 노래는 늙지 않아도 만든 이는 떠난다 권길상은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예술대학 음악부 1회 졸업생으로 서울에서 ‘봉선화 동요회’를 만들어 활동한 .. 2022. 3. 17.
“꽃잎처럼 향기로운 입술”, 정훈희의 ‘마음은 집시’ 70년대 칸초네 번안곡 ‘마음은 집시’ 어제 의성의 벗에게 다녀오는 길에 우연히 ‘마음은 집시’라는 옛 노래를 들었다. 70년대 초반, 고등학교 시절에 유행했던 노래였는데 뜻밖에 그것은 정훈희의 목소리였다. 나는 칸초네 번안곡인 그 노래를 이용복의 높고 가느다랗고 떨리는 목소리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용복의 부른 기억 속의 노래에 비기면 정훈희의 그것은 밋밋하고 단조로웠다. 그러나 무언가 갈증 비슷한 느낌이 있어서 나는 그 노래를 다시 한번 반복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운전하는 내내 그걸 되풀이해 듣고 있었다. 익숙한 가락인데도 매번 새롭게 들려오는 노랫말도 마음에 감겨왔다. 70년대 칸초네 번안곡 ‘마음은 집시’ 정훈희는 매우 매력적인 음색을 가진 가수다. 감미롭다고 할 만한, 가늘지만 높지는 않은.. 2021. 7. 31.
나팔꽃과 동요 ‘꽃밭에서’ 나팔꽃의 계절과 동요 ‘꽃밭에서’ 바야흐로 ‘나팔꽃의 계절’이다. 주변에서 나팔꽃을 일상으로 만나게 된 건 요 몇 해 사이다. 걸어서 출근하다 보면 두 군데쯤에서 새치름하게 피어 있는 나팔꽃을 만난다. 한 군데는 찻길에 바투 붙은 커다란 바위 언덕이고 다른 한 군데는 주택가의 축대 위다. 굳이 ‘새치름하다’고 쓴 까닭은 굳이 설명할 일은 없을 듯하다. 때를 맞춰 활짝 무리 지어 피어난 꽃은 ‘흐드러지다’고 표현하지만 이른 아침, 산뜻한 햇살을 받으며 꽃송이를 여는 나팔꽃을 ‘흐드러지다’고 묘사하는 것은 아이들 말마따나 ‘에러’기 때문이다. 나팔꽃은 말 그대로 꽃잎에 나팔 모양으로 생겼다. 짙은 남색이나 연보라, 연파랑 등의 산뜻한 색상으로 피어나는 나팔꽃은 수더분하거나 넉넉함과는 거리가 멀다. 뭐라 할까.. 2019.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