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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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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앞둔 은퇴자들, 복사꽃밭에서 ‘낮술’을 하다 연분홍 복사꽃 앞에 비친 우리들 쓸쓸한 노년의 초상 *PC에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 이미지로 볼 수 있음. 오랜만에 ‘동영부인(同令夫人)’한 ‘2장(張) 1박(朴)’이 모였다. 10년도 전에 의성 탑리로 귀촌한 장(張)의 복숭아과수원에서다. 3월 초에 모였을 때, 복사꽃 필 때 ‘도화 아래 일배’ 하자고 한 약속에 따라서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함께한 세월이 내년이면 35년에 이른다. 1989년 전교조 원년 조합원, ‘3장 1박’ 1988년에 우리는 동료 교사로 처음 만나 그해 11월 지역 교사들과 함께 지역 교사협의회를 조직했다. 교협은 이듬해인 1989년 5월에 결성한 교원노동조합으로 전환했고 당시 노태우 정부는 노조 탈퇴를 거부한 교사 1600여 명을 교단에서 쫓아냈다... 2022. 4. 14.
패랭이, 그 꽃과 갓 한때 내가 좋아한 그 꽃 ,패랭이 교정에 패랭이꽃이 핀 지 한참 되었다. 요즘 꽃은 시기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피긴 하지만, 이는 바지런한 동료 교사가 온 교정을 꽃밭으로 만들어 놓은 결과다. 가파른 오르막인 학교 진입로로 오르면 만나는 언덕 비탈에 오종종하게 패랭이꽃이 피었다. 보통 ‘오종종하다’라고 하면 좀 답답한 느낌이 있는데 패랭이꽃 무더기는 그렇지 않다. 꽃잎도 작은데다 키도 한 30cm 정도에 지나지 않은데도 패랭이꽃이 오종종한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은 마치 대나무처럼 마디가 달린 가지 덕분인 듯하다. 잎은 마주 달리는데 대나무 잎과 비슷하다. 달리 ‘석죽(石竹)’이라고 불리는 까닭이다. 패랭이꽃은 우리나라와 중국에 분포하며 낮은 지대의 건조한 곳이나 냇가 모래땅에서 자란다. 청소년기의 한때, .. 2021. 7. 20.
10월, 화초 기르기 ‘입문(?)기’ 화초 기르기에 입문하다 주변에 꽃을 가꾸는 이가 있으면 저절로 그 향을 그윽하게 누릴 수 있다며 ‘근화자향(近花者香)’ 운운한 게 지난 8월 말께다. 올해 학년을 같이 맡은 동료 여교사가 조그마한 화분마다 꽃을 길러서 창문 쪽 베란다 담 위에 죽 늘어놓았다는 얘기도 곁들였었다. 그저 꽃을 기르는 취미가 있나 보다, 하고 심상하게 바라보기만 했는데 웬걸, 이 이는 ‘화초 기르기’의 고수다. 추석을 쇠고서는 내게 멋진 화분에 든 고무나무를 분양해 주더니, 며칠 전에는 제라늄 한 포기를 건네주었다. 집에다 가져갔더니 아내와 딸애가 반색했다. 고무나무도 그렇고 제라늄도 처음이다. 고무나무는 두껍고 윤이 나는 대여섯 장의 잎이 보여주는 단순함과 무게감이 마음에 찬다. 잘은 모르지만 이런 화초가 주는 묘미는 그 단.. 2020.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