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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교감4

정년퇴임, 떠나는 이들의 뒷모습을 생각한다 이 땅에서 평교사로 살아가기 3월 인사발령에서 평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 발령을 받은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다. 거기 아무런 관심이 없는 탓이다. 누가 교감이 되었건, 누가 교장이 되건 그건 나와는 무관한 일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고 주변의 동료들도 비슷한 이들로 넘치니 그런 쪽의 뉴스엔 캄캄하기만 하다. 교직에 들어온 지 햇수로는 25년째다. 통상의 경우라면 승진이 남의 얘기가 아닐 터이다. 그러나 설사 거기 뜻을 둔다고 해도 까먹은 세월 덕분에 후배들보다 호봉이 낮은 터라 언감생심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승진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온 것이다. 몇 해 전이다. 부산에서 처가 행사가 있어 갔더니 처사촌 몇이 나를 보더니 반색하고 묻는다. 자형, 이제 교감 될 때 된 것 아닌가요? 어이가 없어서 .. 2022. 3. 18.
나도 가끔은 ‘교감(校監)’이 부럽다 ‘교실’이 ‘도살장’이 된다고? 1990년대만 해도 평교사로 정년을 맞는 선배 교사를 바라보는 눈길에는 내색하지 않는 ‘짠한 감정’이 얼마간 담겨 있었다. 후배 교사들로서는 한눈팔지 않고 교육의 외길을 걸어온 선배 교사들에 대한 경의에 못지않게 그가 정년에 이르도록 수업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가누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세상도 변했다. 예전과 달리 이제 사람들은 교사들에게 ‘승진이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교감으로 승진하거나, 장학사·연구사로 전직하지 않고 교단을 지키는 교사들을 바라보는 후배 교사들의 시선에 예전 같은 연민이 묻어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승진’은 필수가 아니다? 무엇보다 요즘엔 평교사로 정년을 맞이하는 선배 교사들이 잘 눈에 띄지 .. 2021. 11. 28.
승진, 전교조, 현실 승진과 현실, 전교조 교사의 선택 얼마 전 에서 현직교사가 쓴 서평 한 편을 읽었다. 책은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 1호 교장 한상준이 쓴 . 그런데 기사의 제목은 “전교조 교사는 ‘승진’에 눈길 주면 안 되나”다. 기사 제목이야 편집부에서 붙인 것이겠지만 필자는 서평에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내고 있다. 교육 전문직 시험 전형에 지원했다가 1차 서류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했다는 필자는 자신의 전직(교원에서 장학사나 연구사 같은 교육 전문직으로 옮겨가는 것은 엄격히 말해 전직이다. 그러나 곧 교감, 교장이 되어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게 관례가 되어 있으니 ‘승진’이라 말해도 무방하겠다)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대한 부담을 고백한다. 몇몇 동료 교사의 보이지 않는, ‘삐딱한’ 눈길로 비유된 주변의 반응은 그리 호.. 2021. 7. 26.
고백 - 회고 혹은 참회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며칠 전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를 만났다. 40년 전, 고등학교 1학년 때 문학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다. 열일곱에 만났는데 그새 40년이 훌쩍 지나갔다. 한 대기업에서 과장으로 일하다가 10여 년 전에 퇴직한 이래 여러 곡절을 겪은 친구다. 대전 시내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지난 17년간의 안부를 나누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조만간 교직을 떠나고 싶다는 얘기를 했더니 블로그를 통해 내 교단생활을 짐작하고 있는 그는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글쎄, 역시 그걸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서른 해 가까이 켜켜이 쌓인 피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아이들의 변화, 에멜무지로 시행되는 교육정책, 나날이 심화하는 입시경쟁, 그 가운데서 나날이 황폐해져 가고 있는 자신의 내면을 어찌 몇 마디 말로 드.. 2019.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