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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고향2

문학 교사가 만난 작가 현진건 한국 사실주의 소설의 기틀을 마련한 대구 출신 소설가 현진건 빙허(憑虛) 현진건(玄鎭健, 1900~1943)의 소설을 처음 만난 게 시골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의 중학교로 진학한 1960년대의 마지막 해다. 그때 나는 전기 입시에 실패하고 후기인 대명동 ‘야시골’의 산등성이에 있는 공립 중학교에 들어갔다. 하교할 때마다 들르던 도서실에서 닥치는 대로 읽어댄 한국단편문학전집에서 그를 만난 것이다. 중1, 교과서에서 만난 현진건 당시 국어 교과서에 실린 「한국문학의 흐름」이라는 단원을 통하여 우리는 시인 작가들의 아호와 이름을 섭렵했는데, 현진건은 그 목록의 앞부분에, 꽤 길게 소개된 작가였다. 소개된 작품은 「빈처(貧妻)」와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등이었는데 정작 .. 2021. 12. 23.
‘샛강’, 사라지거나 바뀌거나 샛강, 마음속을 흐르는 강 ‘샛강’은 “큰 강의 줄기에서 한 줄기가 갈려 나가 중간에 섬을 이루고, 하류에 가서는 다시 본래의 큰 강에 합쳐지는 강.”(표준국어대사전)이다. 큰 강이 흐르는 지역에는 샛강이 있기 쉽다. 인터넷에 ‘샛강’을 치면 뜨는 것은 ‘여의도 샛강’이다. 샛강, 잔뼈가 굵은 추억의 강 ‘샛강’은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1970년대에 소설가 이정환은 ‘창작과 비평’에 장편소설 을 연재했다. 서울 서북쪽 샛강 가에 사는 변두리 서민들의 고달픈 삶을 다룬 작품인데, 작품을 띄엄띄엄 읽었던 같긴 한데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내 기억 속의 샛강은 내가 자란 고향 앞을 흐르던 낙동강의 샛강이다. 칠곡군 약목면 앞을 흐르는 꽤 깊고 유속도 빠른 낙동강 본류 이쪽으로는 드넓은 백사장이 .. 2019.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