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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겸허2

‘길 위의 마라토너’ 이봉주에게 바침 꾸밈없는 한 인간의 도전과 자기 삶의 선택에 대한 말 없는 자부 이봉주의 베이징 올림픽 마라톤 경기를 나는 보지 못했다. 나는 이봉주가 생애 마지막 올림픽 경기에서의 입상 가능성 따위를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다. 나는 우리나라의 대표하는 마라토너라는 사실 외에 이봉주에 대해서 아는 게 없는 사람이다. 직접은커녕 먼빛으로도 그를 만난 적이 없다. 그러나 나는 그가 완주하리라는 걸 믿고 있었고 어떤 성적을 내든 그를 기리는 글을 한 편 쓰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008년 8월 24일, 베이징 올림픽의 폐막일 벌어진 마라톤 경기에서 이봉주는 42.195km를 2시간 17분 56초로 완주하며 28위에 올랐다. 마라톤에 출전한 98명 중 28위. 이로써 이 노장 마라토너는 1996년 첫 출전한 애틀랜타 올림픽 은.. 2021. 8. 25.
조바심의 기다림, 백일 만에 ‘감자’가 우리에게 왔다 ‘생산’이면서 ‘소비’인 얼치기 농부의 텃밭 감자 농사 전말기 올해 처음으로 감자를 심었다. 빈 고향 집 손바닥만 한 텃밭에 소꿉장난처럼 지어내니 굳이 ‘농사’라 하기가 민망한 이 ‘텃밭 농사’도 햇수로 10년이 훨씬 넘었다. 늘 남의 밭 한 귀퉁이를 빌려서 봄여름 두 계절을 가로지르는 이 농사로 얼치기 농부는 얻은 게 적지 않다. 우리 내외의 첫 감자 농사 그게 고추나 호박, 가지 따위의 수확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아실 거다. 오가는 길이 한 시간 남짓이어서 아내는 늘 ‘기름값도 안 나오는 농사’라고 타박을 해대고, 내가 그게 기름값으로 환산할 일이냐고 퉁 주듯 위로하는 일도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감자를 심자는 제안은 아내가 했다. 연작이 해롭다며 지난해 고추를 심지 않은 밭에 무얼 심.. 2019. 6. 28.